魚村(어촌)의 불빛도 불빛이지만
졸음 겨운 木船(목선)의 고동소리와
기름기 저린 목청으로
해장술을 으깨 빨며 눈을 비비는
애비와 아들의 어부 삼대 째,
도떼기市場(시장)의 새벽은
순라꾼들의 호각소리에 다시금 몸서리치며
선을 일그러진 휘파람으로
멸치 후리던 어부타령을 분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서
이카로스는 날마다 추락하고
어관장 肉頭(육두)문자의 뒷전에서
손짓 발짓은 찡긋거리고
휘휘 저으며 돌아가는
야바위
협잡
사기…


포장마차 펄럭이는 차일틈으로
팔월 공산 껍데기가 판돈을 긁어모으고
문득 어우러지는 허리안개
바다를 흐르고
江(강)물은 흘러 어디로 가나
비꺽대는 주막의 의자에서
충무에서 삼천포에서 또는 마산에서
드가의 女人(여인)이
밤마다 빈 잔에 술을 채우고
날라리 부는 저녁이면
낡은 스케취북에 담은
도요새 울음의 크록키


합포만 기슭에
가을은
천 길 깊이로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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