信心(신심) 두터웠던 母親(모친)추모 위해

  ‘큰일도 아닌데 소문만 내는 것이 아니냐’며 大宇(대우)빌딩의 국제중기(주)를 찾아간 기자에게 인사를 건네는 李(이)사장의 첫인상은 기업가로서의 중후한 기품 그것 이었다.
  모친을 추모하기 위해 익명으로 75년부터 회사해온 ‘天安行(천안행) 보살추모 장학금’을 올해 천백오십이만원으로 증액, 외부장학금 중 최고 수준으로 올린 화제의 주인공이 李奉國(이봉국)(49세)사장이다.
  약관에 도일, 동경學習院(학습원)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던 李(이)사장은 본교 불교과를 63년도 졸업한 부인 朴賢禧(박현희)여사와의 사이에 국민학생인 외아들을 두고 동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1931년 서울태생인 李(이)사장이 서울, 로마, 파리 등지에 지사가 있는 국제중기를 성장시킨 이면에는 대학을 거의 고학으로 수료하였던 그의 각고의 일면이 깔려 있는 듯.
  ‘동대와는 남다른 인연이라고 자부하는데 그만큼 지급하는 장학금이 만족할만한 것인지 의구스럽다’며 화제가 장학금문제에 이르자 겸허하게 웃는다.
  ‘애초에 장학금 증액문제는 학교당국과도 약속한 바 있고 경제적인 여건을 고려한 결과 당연한 귀결이었다’고 말하는 李(이)사장은 ‘간혹 인사차 들르는 혜택자들을 통해 내실을 기하는 동국의 발전상에 접하게 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업으로 인해 일년의 3분의 2는 외국에서 지내는 李(이)사장은 동경의 유일한 가족인 외아들이 보고 싶을 때마다 국제통화로 달랜다고 하는데 통화료 때문에 파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다소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틈틈이 동경 흥법원에서 說法(설법)을 듣기도 하는 李(이)사장은 ‘모친은 불교에 대한 이해가 남달리 두터운 분이었으며 그분의 몸에 배인 불교적 분위기가 성장하는 과정에 큰 힘이 되었다’며 모친을 회상하면서 숙연해 했다.
  뚜렷한 종교관없이 방종과 방관적인 무사안일을 신세대의 문화적 특권인양 우쭐하는 젊은이들의 무지가 무섭다는 李(이)사장은 ‘동악인들은 참신한 사회 이념에 부합되는 불교적 신심을 지닐 수 있는 예명을 갖게 되리라 믿으며, 종립학교라는 특수한 소명의식이 있을 것이 기대된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는다.
  짧은 대화나마 즐거웠다며 ‘괜한 일도 아닌 걸로’하며 소문(?)은 크게 내지 말아달라고 그다운 부탁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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