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소리 없이 쌓여가는 낙엽들이 계절을 흐르는 음색과도 같이 새로운 기운에 쌓여 이리저리 뒹구는 세레나데의 거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산천은 온통 단풍의 꽃이 피고 들은 알알이 풍성한 이삭들이 고개를 숙이어 거두어들이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가을은 결실과 상실의 상반된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내 가슴을 스치고 있습니다. 축복받은 神(신)의 은총 가득한 이 풍성한 계절에 나는 모든 것을 상실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어떤 의미에서 그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히 상실 자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는 좀 더 수양된 좀 더 높은 곳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은 고통에 불과할 뿐인, 좀 더 다듬어진 人間(인간)이기를 희망하는 까닭입니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관용으로써 사람들을 대하고 보다 많은 것을 그들에게 주고자,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수양되지 못한 ‘어린’자신과의 싸움에 적극 뛰어들고 싶은 것입니다. 그것은 한 때 나를 고통과 슬픔, 고독 속으로 몰아넣을 것입니다. 몰이해한 어떤 이들은 나를 우습게 , 하찮게 여기게 될 것이고 이해하는 사람들은 나의 정신적인 성장을 인정할 것입니다. 스스로 받아들이는 고통은 나를 성숙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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