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바람이 묻어있다.
칼도 창도 우리는 가진게 없고
방패라곤 헤어진 몸뚱아리 뿐
洞口(동구) 밖은 아직도 어둠에 젖어
넓지 못한 어깨가 떨리고 있다.

미친년 속치마 펄럭거리듯
바람은 머리를 짓누르며 지나가고
가슴에 심었던 不眼(불안)의 씨앗
눈에 띄게 빛을 내며 자라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는 살아있는가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있는가
몸 비비며 서로를 눈여겨 보자
우리들의 속곳이 빛나고 있는지
산과 마음 아직도 출렁이는지

일어서고 싶어라 일어서고 싶어
허리를 휘청이며 살아있음을
우리가 아직까지 술렁이고 있음을
꼿꼿이 일어서서 보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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