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표현 형태를 사용한 시의 보조 자료로서의 교육적 모색

다양한 표현 형태를 사용한 시의 보조 자료로서의 교육적 모색

 

 

 

 

<목 차>

 

 

 

 

 

 

 

 

 

Ⅰ. 서론 ∙∙∙∙∙∙∙∙∙∙∙∙∙∙∙∙∙∙∙∙∙∙∙∙∙∙∙∙∙∙∙∙∙∙∙∙∙∙∙∙∙∙∙∙∙∙∙∙∙∙∙∙∙∙∙∙∙∙∙∙∙∙∙∙∙∙∙∙∙∙∙∙∙∙∙∙∙∙∙∙∙∙∙∙∙ 1

1. 문제 제기 ∙∙∙∙∙∙∙∙∙∙∙∙∙∙∙∙∙∙∙∙∙∙∙∙∙∙∙∙∙∙∙∙∙∙∙∙∙∙∙∙∙∙∙∙∙∙∙∙∙∙∙∙∙∙∙∙∙∙∙∙∙∙∙∙∙∙∙∙∙∙∙∙∙ 1

2. 논의 방향 ∙∙∙∙∙∙∙∙∙∙∙∙∙∙∙∙∙∙∙∙∙∙∙∙∙∙∙∙∙∙∙∙∙∙∙∙∙∙∙∙∙∙∙∙∙∙∙∙∙∙∙∙∙∙∙∙∙∙∙∙∙∙∙∙∙∙∙∙∙∙∙∙∙ 4

 

 

 

Ⅱ. 다양한 형태의 시 분석 ∙∙∙∙∙∙∙∙∙∙∙∙∙∙∙∙∙∙∙∙∙∙∙∙∙∙∙∙∙∙∙∙∙∙∙∙∙∙∙∙∙∙∙∙∙∙∙∙∙∙∙∙∙ 5

1. 다양한 형태의 시 개념 정의 ∙∙∙∙∙∙∙∙∙∙∙∙∙∙∙∙∙∙∙∙∙∙∙∙∙∙∙∙∙∙∙∙∙∙∙∙∙∙∙∙∙ 5

2. 다양한 형태의 시의 양상 ∙∙∙∙∙∙∙∙∙∙∙∙∙∙∙∙∙∙∙∙∙∙∙∙∙∙∙∙∙∙∙∙∙∙∙∙∙∙∙∙∙∙∙∙∙∙∙ 6

 

 

 

Ⅲ. 문학 교육에서의 교육적 활용 ∙∙∙∙∙∙∙∙∙∙∙∙∙∙∙∙∙∙∙∙∙∙∙∙∙∙∙∙∙∙∙∙∙∙∙∙∙∙∙∙∙ 12

1. 문학 교육과정의 적용 부분 ∙∙∙∙∙∙∙∙∙∙∙∙∙∙∙∙∙∙∙∙∙∙∙∙∙∙∙∙∙∙∙∙∙∙∙∙∙∙∙∙∙∙∙∙∙∙ 12

2. 시교육의 교육적 효과 ∙∙∙∙∙∙∙∙∙∙∙∙∙∙∙∙∙∙∙∙∙∙∙∙∙∙∙∙∙∙∙∙∙∙∙∙∙∙∙∙∙∙∙∙∙∙∙∙∙∙∙∙∙∙∙ 15

3. 유의점 및 한계 ∙∙∙∙∙∙∙∙∙∙∙∙∙∙∙∙∙∙∙∙∙∙∙∙∙∙∙∙∙∙∙∙∙∙∙∙∙∙∙∙∙∙∙∙∙∙∙∙∙∙∙∙∙∙∙∙∙∙∙∙∙∙∙∙∙∙∙ 15

 

 

 

Ⅳ. 결론 ∙∙∙∙∙∙∙∙∙∙∙∙∙∙∙∙∙∙∙∙∙∙∙∙∙∙∙∙∙∙∙∙∙∙∙∙∙∙∙∙∙∙∙∙∙∙∙∙∙∙∙∙∙∙∙∙∙∙∙∙∙∙∙∙∙∙∙∙∙∙∙∙∙∙∙∙∙∙∙∙∙∙∙∙ 16

Ⅰ. 서론

  1. 문제 제기

  문학은 고정된 실체가 아니다. 문학은 시․공간에 따라 나날이 변화한다. 당연히 시(詩)도 예외일 수 없다. 역시 우리나라 시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는,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공시적 측면의 변화는 그 차이가 최소화되었기 때문에 논의를 생략하고, 통시적 측면의 변화만을 살펴보겠다.

통시적 변화에 따른 다양한 양상의 시는 현재 유통되는 시를 통해 알 수 있다. 일례로 시 안에 문자언어의 속성이 아닌 그림이나 사진, 만화 등이 삽입된 것이나, 손으로 시를 쓰고 그것을 컴퓨터 문서로 썼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밑줄이나 굵게 쓰기, 기울여 쓰기 등의 글자에 효과를 준 것, 문자언어를 여백을 활용하여 그림을 형성하는 것 등이 있다.

그런데 문제점은 이렇듯 다양하게 나타나는 양상의 시들을 접하는 독자들이 시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과 시가 어떤 것인지 의심하게 되는 현상(Anomie)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시의 형태는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반하여, 독자들은 이를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독자들은 유형화된 형태의 시를 배워왔고, 그 형태에서 벗어나는 시는 독자가 수용한 시의 정의와 충돌이 일어나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 문제는 시에 대한 독자들의 유형화된 인식을 탈피할 것과 그 탈피를 위해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신호이다. 

 

시 또는 시창작에 관한 상단한 정도의 수준을 갖춘 사람은 예외에 속하지만, 대부분은 시적 표현에 어떤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즉, 어떤 종류의 표현만을 시로 생각하는 경향이 그것이다. 이런 고정관념 또는 편견은 잘못된 교육과 독서의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올바른 시의 이해에 큰 장애가 될 뿐 아니라 시를 창작하고자 할 때도 제일 먼저 뛰어넘어야 할 벽과 같은 존재이다.

  윗글에서 보듯이 독자는 시에 사용되는 표현에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원인은 잘못된 교육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년

학기

대단원

소단원

시 제목

7

1

1

1

새봄(김지하)

7

1

3

3

호수(정지용)

7

2

2

1

바다가 보이는 교실(정일근)

7

2

4

1

봉선화(김상옥)

7

2

4

2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김영랑)

7

2

4

3

어떤 마을(도종환)

7

2

4

4

우리가 눈발이라면(안도현)

8

1

1

2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정현종)

8

1

4

1

가정(박목월)

8

1

6

1

나룻배와 행인(한용운)

8

2

3

1

지각-행복의 얼굴-(김현승)

9

1

1

1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9

1

1

2

배추의 마음(나희덕)

9

1

1

3

낙화(이형기)

9

1

1

4

둑방길(유재영)

9

1

6

2

가는길(김소월)

9

1

6

3

깃발(유치환)

9

1

6

4

봄은(신동엽)

9

2

1

1

즐거운 편지(황동규)

9

2

1

2

성탄제(김종길)

10

1

6

3

진달래꽃(김소월)

10

1

6

4

유리창(정지용)

10

1

6

5

광야(이육사)

  

학년

학기

대단원

소단원

위치

시 제목

7

1

1

 

 

 

보충심화

4교시가 끝났다-전쟁 서사시-(학생작)

7

1

2

2

읽기 전에

어떤 손

7

1

3

3

읽기 전에

호수(정지용)

7

1

7

 

 

 

단원의 길잡이

삼대독자(학생작)

7

1

7

 

 

 

생각 넓히기

아버지가 오실 때(학생작)

7

1

7

 

 

 

생각 넓히기

엄마 걱정(기형도)

7

2

2

 

 

 

단원의 길잡이

너를 위하여(김남조)

7

2

2

 

 

 

생각 넓히기

동강은 흐른다(학생작)

7

2

2

 

 

 

보충심화

가을 우체부(송명호)

7

2

2

 

 

 

보충심화

내 마음은(김동명)

7

2

4

 

 

 

적용학습

풀잎(박성룡)

7

2

4

 

 

 

읽기 전에

마을(박남수)

7

2

4

 

 

 

생각 넓히기

연분홍 송이송이(김억)

7

2

4

 

 

 

보충심화

이모(윤정순)

7

2

4

 

 

 

보충심화

가을 소녀들(양정자)

7

2

4

 

 

 

보충심화

해(박두진)

7

2

6

 

 

 

생각 넓히기

국토11(조태일)

8

1

1

 

 

 

보충심화

귀뚜라미(황동규)

8

1

4

 

 

 

단원의 길잡이

오줌싸개 지도(윤동주)

8

1

4

 

 

 

보충심화

두 얼굴(학생작)

8

1

4

 

 

 

보충심화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다면(김소월)

8

1

6

 

 

 

단원의 길잡이

엄마야, 누나야(김소월)

8

1

6

 

 

 

보충심화

칠석날(곽재구)

8

2

1

1

학습활동

그 날이 오면(심훈)

8

2

1

2

학습활동

교실 창가에서(김용택)

8

2

1

2

학습활동

농부와 시인(김용택)

8

2

1

 

 

 

보충심화

보리피리(한하운)

8

2

1

 

 

 

보충심화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이해인)

8

2

3

 

 

 

단원의 길잡이

호수(정지용)

8

2

3

 

 

 

보충심화

어머니(김초혜)

8

2

5

 

 

 

보충심화

여름은 아프다(학생작)

9

1

1

 

 

 

보충심화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복효근)

9

1

1

 

 

 

보충심화

봄비(이수복)

9

1

1

 

 

 

보충심화

바다와 나비(김기림)

9

1

1

 

 

 

보충심화

논개(변영로)

9

1

4

1

학습활동

청포도(이육사)

9

1

5

 

 

 

보충심화

향수(정지용)

9

1

6

2

학습활동

먼 후일(김소월)

9

1

6

3

학습활동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김영랑)

9

1

6

4

학습활동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9

1

6

 

 

 

생각 넓히기

데생(김광균)

9

2

1

 

 

 

보충심화

동해 바다(신경림)

9

2

1

 

 

 

보충심화

자화상(윤동주)

9

2

4

 

 

 

보충심화

삼각산 옆에서(신석초)

10

1

1

2

학습활동

잃어버린 고향(학생작)

10

1

5

 

 

 

준비학습

머리카락(학생작)

10

1

6

 

 

 

준비학습

가고파(이은상)

10

1

6

 

 

 

심화학습

여승(백석)

10

2

4

 

 

 

심화학습

자모사(정인보)

10

2

4

 

 

 

심화학습

추억에서(박재삼)

10

2

6

 

 

 

심화학습

설일(김남조)

김수이의 논고의 문학교육에서 형식이 형태 파괴적이고 해체적인 미학을 형상화한 시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되었다는 주장처럼, 표1)과 표2)의 시들은 행이나 연의 구분에 따라 시의 형식을 갖는 표본적 형태이다. 학습자는 교과서에 실린 위와 같은 시들을 학습함으로써 이런 시들이 현대시의 모든 형태로 일반화하여 스키마를 형성하고, 스키마에 벗어나는 시를 접하게 될 때, 그 형상을 시라는 장르에 동화시키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에 학교 교육에서 다양한 형태의 시를 학습자에게 가르침으로써 현실과 교육과의 괴리를 타파하고 이에 따라 학습자가 바람직한 시 갈래에 대한 개념을 구축하도록 학교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한다.

2. 논의 방향

 

(11) 第 10610號

▲ 일화 15만엔(45만원) ▲5․75캐럿물방울다이어 1개(2천만원) ▲ 남자용파텍시계 1개(1천만원) ▲ 황금목걸이 5돈쭝 1개(30만원) ▲ 금장로렉스시계 1개(1백만원) ▲ 5캐럿에메럴드반지 1개(5백만원) ▲ 비취나비형브로치 2개(1천만원) ▲ 진주목걸이꼰 것 1개(3백만원) ▲라이카엠 5 카메라 1대(1백만원) ▲ 청자도자기 3점(싯가미상) ▲ 현금(2백 50만원)

 

 

 

-황지우,「한국생명보험회사 송일환씨의 어느날」일부-

 

 

 

-이민하,「열리는 문: 손가락 사이에서 흘러나온 찢어진 비둘기, 구름을 쪼며 질주하는 잉크빛 혈관」전문-

왼쪽의 황지우의 시를 보면, 시 속에 시사만화가 안희섭의 만평을 삽입했다. 시의 처음과 끝은 문자가 삽입 되고 중간에 만평이 들어간 이러한 형태의 시는 국어과 교과서에서는 전혀 접할 수 없다. 오른쪽의 시는 시 제목 안에 사각 도형을 넣고 ‘文에 기대지 마시오.’라는 문자언어로 문장을 넣었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국어과 교과서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시이다.

위와 같은 시를 학습자들은 시로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즉 그동안 학습자들은 시는 단지 문자 언어로 이루어지며 행과 연의 구분에 따라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로 구분하는 데만 그쳤기 때문에, 시 글자의 크기나 굵기, 그리고 그림이나 도형 등의 삽화가 들어간 것이 시라는 데에 충격을 받게 된다. 이에서 나아가, 시라고 인정하지 못하거나 그 다양한 표현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 알지 못하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다. 결국엔 학습자가 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현상이 빚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학습자에게 규범화된 시의 모습에서 벗어나 시의 다양해진 모습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시를 정의하는 데 핵심어로 ‘언어 예술’을 든다. 언어라는 것은 의미를 전달한다는 것에서 시에 가치를 부여한다. 하지만 시 속에 언어와 더불어 들어간 그림이나 다른 표현 양식도 의미를 생성하고 전달한다는 점에서 언어의 기능을 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다양한 표현 양식을 사용했다고 해서 시가 아니라고 하기 어려우며 그보다는 이것이 시로서 기능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따져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다양한 형태의 시를 주 텍스트로 다루기에는 자칫 학습자가 언어적 요소를 배제하고 학습하게 될 우려가 있으며 또 주 텍스트로 다루기에는 그 내용이 교육적인지 판단하고 선택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부가적으로 이 연구에서는, 이 현대시들을 시로 인식하는 데 주 목적이 있으므로, 주 텍스트보다 보조 텍스자료로서 활용이 더 마땅할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보조 자료로서의 활용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Ⅱ. 다양한 형태의 시 분석

 

1. 다양한 형태의 시 개념 정의

   

문학 작품에는 작가와 독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회와 문화의 배경이 영향을 미친다. 즉 문학 작품은 사회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대상이고, 따라서 문학 작품의 변화도 사회 문화적 배경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표현의 시가 나타나고 있는 이 현상도 사회 문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은 컴퓨터를 조작할 수 있어야 하며, 대중매체가 전달하는 수많은 정보들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그래서 현대시는 이제 이런 새로운 사회의 흐름과 물결을 거스를 수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말초적(末梢的)인 감각과 정서를 자극하는 연애시 또는 키치(kitsch)시(류시화·서천우·용혜원·원태연·이정하·이풀잎 등의 시)가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컴퓨터가 제공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또는 무의식적으로 구사하여 제작한 패러디(parady) 시나 패스티쉬(pastiche) 시가 문학의 전통적인 터전이었던 인쇄 매체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 활발하게 실험되고 있다.

 

윤여탁(2003: 37)은 위와 같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시도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현대시는 이제 문자만을 고집할 수 없다. 싱인들 역시 서점만을 지키려 하는 기사도 정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중 문화와 적극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학자들은 이는 장르의 해체로 문학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본다. 박혜숙(2005: 117)은 이에 “글쓰기의 새로운 혁명, 아니면 전통적 글쓰기에 대한 심각한 훼손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학이 한 시대의 반영이라고 한다면 이와 같은 시의 등장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라고 시대의 흐름을 강조하였고, 김준오(1990: 220)는 “장르의 해체는 일반적으로 허구적 장르(좁은 의미의 문학)의 기록물화에서 야기되는 문학의 위기를 가리킨다. 그러나 장르의 해체는 문학의 위기일 수도 있고 확대일 수도 있다.”고 보아 시대의 변화에 나타나는 시들이 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확대일 수도 있다는 관점을 나타냈다.

송지윤(2003: 30)은 이러한 시들이 첫째로 “기존의 시가 가졌던 폐쇄적 자립성을 넘어 현실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며 둘째로 “다양한 매체가 가지는 수용적 특성을 새롭게 부각시켜 문화적 복합성을 살리고 있다는 점도 큰 의의”로 든다.

무엇보다 이러한 시들이 현재의 흐름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시들을 모른 척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 계속될 흐름이라면 학습자들도 이러한 시들을 접하고 알아야 할 것이다.

이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는 시들을 문학계의 용어로는 해체시, 형태시, 실험시 등으로 부른다. 그러나 이 용어들로 다양한 형태의 시 모두를 뭉뚱그려 지칭할 수는 없다. 그 용어들이 갖고 있는 맥락이 요즘 현실과는 다른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체시의 경우만 들어도 해체시는 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저변에 대한 저항의식을 바탕으로 형성되어, 언어를 의도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의미를 갖지만 요즘의 시들은 저항의식을 바탕으로 형식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작가의 심리와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체 양식을 사용한다. 즉 형식을 다양하게 나타내는 목적이 저항을 넘어선 것이다.

이 시들을 부르는 데 마땅한 용어가 없으므로 여기서는 ‘다양한 형태의 시’로 부르기로 약정한다.

 

2. 다양한 형태의 시 양상

  

 

 

 

 

다양한 형태의 시는, 사회 변화에 따라 매체가 다양해질수록 그 매체가 시의 매재로 수용된다. ‘표현매재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고 무제한으로 개방되어 있다.’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여러 형태를 모두 나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 형태를 일부 나열하면 제목이 없는 시, 제목만 있는 시 , 각주가 많은 시, 한 줄 시, 그림이 들어간 시, 신문기사가 들어간 시, 악보가 들어간 시, 도형이 삽입된 시, 글자로 형태를 만든 시, 알 수 없는 외국어가 있는 시, 글자에 밑줄이 있는 시, 글자가 굵은 시, 글자 크기가 다른 시 등이 있다.

 

우선 문자를 기준으로 하여, 표현 형식이 독특한 것이 문자인지 아닌지에 따라 문자가 아닌 것은 삽입, 문자인 것은 변이로 나누었다. 삽입은 활자를 바탕으로 이미지와 기호로 나누고 변이는 종이 여백과 글자의 배열에 따른 효과인지, 글자 자체의 효과인지를 나누었다. 이는 시집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형식을 바탕으로 구분했으나, 시의 형태가 계속해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자의적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가. 삽입

1) 이미지의 삽입

 

 

 

 

-이민하, 「첫 키스」전문-

-장석남, 「독립신문」전문-

-이승하, 「생명체에 관하여」일부-

-박정대, 「레이지 버드에서 ― 제해에게

」전문-

 

이미지를 시 속에 삽입한 시들은 작가가 시를 쓰기 전에 시를 쓰게 된 단초가 된 사진이나 그림, 단상들을 삽입하고 그에 따른 시를 전개해 나가는 형식이다. 이전의 시들이 작가가 감명 받은 이미지를 각주로 처리하던 것을 이제는 직접 시 본문 속에 싣는 것이다. 이 경우 이미지를 삽입하여 독자가 작가가 무엇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단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독자와 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가가 이미지에서 아무리 좋은 감명을 받고 이를 문자 언어로 옮겨 쓴다고 해도 독자가 그 이미지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시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또한 이미지가 제공되면 작가가 이미지에서 느낌 감정에 대하여, 자신이 이미지를 보고 느낀 감정과 일치하는지 등의 다른 시각으로 시를 바라볼 여지도 있어서, 비판적으로 시를 해석하는 데 도움도 될 것이다.

  2) 기호 사용

 

-이창기, 「오래된 벽화」일부-

 

 

 

-여태천, 「경야」 일부-

 

왼쪽 이창기의 시에서는 기호로 표적지, 아이의 뺨을 때린 손, 숨죽여 엎드린 사람, 운동장 그네, 눈 같은 떠돌이별을 시 속에 기호로 제시한다. 시 안에 문자언어로도 말을 제시하고 기호로도 제시한다. 오른쪽의 여태천 시에서는 로 움직여야 할 길의 거리를 수치로 제시하고 방향을 기호로 제시했다. 시 안에는 화살표 기호로 방향을 나타내고 문자 언어로는 방향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 시들은 기호를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시의 내용을 전달한다. 이 기호에 따라 독자들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말을 더 정확히, 오해를 최소화하여 알 수 있다. 그러나 독자에게 상상력을 제한한다는 단점도 있다.

기호를 사용한 시 중에 더 극단적인 예도 있다. 이모티콘을 활용한 시인데,

 

-윤여설, 「겨울비 소리」전문-

 

 

 

“으어허허허허허…… 아부지, 수고가 많으십니다! 으어허허허허허허…… ^^)))!”

 

 

 

“오야, 오야, 빨리 전화 끊아라! --,-;;;”

 

 

 

“으어허허허…… 이거야 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으어허허허허허…… ^^)))!”

 

 

 

“오야, 오야, 빨리 전화 끊아라카이! --,-;;;”

 

 

 

“예, 아부지, 그라모 전화 끊지요! 아부지, 수고 많이 하시이소! 으어허허허허허…… ^^)))!”

-박남철, 「부활」일부-

 

이모티콘이 감정 표현을 편리하게 그리고 쉽게 드러낸다고 해서, 시에 표현된 이모티콘이 가진 의미가 가볍다고는 할 수 없다. 박혜숙(2005: 118)이 “그 배후엔 다양한 의미들이 내포화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한 것처럼 그 속에는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의도를 더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왼쪽의 「겨울비 소리」는 이모티콘으로 시의 중심내용을 이루었는데, 이모티콘은 단지 흥미를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침묵의 언어를 이모티콘으로 형상한 것이다. 침묵의 언어는 말을 하지 못한다는 데서 눈으로, 눈은 다시 얼어 있다는 상태로 표현된다. 박혜숙의 해석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에 대해 권위를 눌려 침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모티콘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박남철 시는 전화통화의 상황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이모티콘을 이용하여 나타낸 것으로, 시의 상황은 아버지가 어머니의 병수발 때문에 전화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들이 전화를 끊지 않고 대화를 하는 상황이다. 이모티콘은 아버지와 아들이 비대면성을 바탕으로 전달할수 없는 비언어의 속성을 시각화한 것이다.

  나. 변이

1) 글자 배열의 변이

 

쭉훌쭉

빼빼삐쩍빠쩍빠짝

울긋불긋불긋불긋붉으락

푸르락불그레볼그레불그스름

볼그스름

푸르스름거무스름검붉은노르스름

노르끼끼누르스름알록달록푸릇푸릇파릇파릇포릇포릇

구불구불고불고불꾸불꾸불꼬불꼬불꾸부렁꼬부랑꾸불텅꼬불탕

매끈매끈

미끌미끌

매끌매끌

울퉁불퉁

투둘투둘

탈탈털털

톨톨툴툴

팔랑팔랑

펄렁펄렁

폴랑폴랑

풀렁풀렁

나풀나풀

너풀너풀

풀풀풀풀

-오선홍, 「소리그림」전문-

-이정원, 「허공 만다라」전문-

오선홍의 「소리그림」은 나무와 관련된 의성어와 의태어를 바탕으로 나무의 일생을 환기하고, 그 활자들은 구조적으로 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오선홍의 시이다. 이 시에서 시의 작품 구조가 그대로 내용이고 그 자체가 대상이 된다. 이 시는 작품의 구조가 그대로 내용이고 그 자체가 대상이 된다. 이정원의 「허공 만다라」는 만다라를 시에서 허공에 띄어져 있는 종 모양을 통해 제시하여 시의 내용과 형식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형태시는 이와 같이 시 속 언어를 시에서 전달하고 싶은 내용에 따라 여백과 글자의 배치를 이용하여 형태를 만드는 것이다. 형태는 시의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되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시각적으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 형태시들은 독자들이 감명을 느껴서 옮겨 적고 싶다고 해도 그대로 옮겨 적을 수 없고, 낭송하고 싶을 때 형식이 그대로 드러날 수 없어서 내용과 형식의 긴밀한 조합이 깨지게 된다. 내용과 형식의 긴밀한 조합이 깨지게 되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반감되거나 사라질 수 있으며 시각적으로 노린 효과가 사라져 시의 재미 역시 반감되거나 사라질 수 있다. 

 

 

 

 

 

 

 

 

 

 

 

 

 

 

 

 

 

 

 

 

 

 

 

 

 

 

 

 

 

 

 

 

 

 

 

 

 

 

 

 

 

 

 

 

 

 

 

 

 

 

 

-윤예영, 「죽은자들의 귀환」전문-

2) 글자 자체의 변이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람들은 컴퓨터로 문서를 작업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시를 쓰는 작가들에게도 컴퓨터 작업이 익숙하게 되었고, 이 현상이 시 속에도 일어나게 되었다.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글자를 굵게도 하고 기울이기도 하고, 글자 크기를 키우기도 한다. 위 시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누가’, ‘망사 치마’, ‘한 떼의 인형’, ‘짓’, ‘영원히 수평으로 날아가는 바람개비 소리’에 굵은 글씨로 나타내고 ‘귀여운 고수머리 인형들이 등에 프로펠러를 달고 날아가네 리듬에 맞춰 꽃무리 같은 웃음을 흩뿌려대네’, ‘지상에는 그렇게 갑자기 왔다 갑자기 사라지는 것들이 많아’는 기울여 썼다. 또, ‘등에 프로펠러를 달고 날아가네’, ‘꽃무리 같은 웃음을 흩뿌려대네’는 앞에 띄어쓰기를 많이 넣어 공백을 주어 내용을 전달했다. ‘소년’에는 붉은 색으로 음영을 주었다.

이 글자 자체의 변이는 시가 언어로 이루어진 예술이라는 정의에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각적 효과를 준다. 시각적 효과는 글자 자체에 변이를 주는 것으로 작가의 미세한 의도와 생각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의의가 있으나 산만하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으며 작가의 강조점을 독자에게 전해주면서 독자와의 소통을 더 강조한 것으로 강점이 있을 수도 있으나 작가의 생각을 독자가 읽어내는데 지도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에서 약점이 있기도 하다. 글자 자체의 변이 역시 다른 다양한 표현을 사용한 시와 마찬가지로 해당 시에 따라서 효과가 어떻게 적용되었느냐를 바탕으로 장점과 약점이 있다.

Ⅲ. 문학 교육에서의 교육적 활용

1. 문학 교육과정의 적용 부분

 

학년 영역

목표

보충

심화

7-문학-(3)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를 파악한다.

◦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를 말한다.

◦ 작품이 지닌 아름다움과 가치를 글로 파악한다.

8-문학-(6)

여러 갈래의 글을 쓴다.

◦ 시, 소설, 수필, 희곡 등 여러 갈래의 글을 쓴다.

◦ 쓴 글을 친구와 바꾸어 읽고, 잘된 점에 토론한다.

10-문학-(3)

문학 갈래에 따른 작품의 미적 가치를 파악한다.

◦ 여러 갈래의 작품을 읽고, 문학의 갈래에 따라 작품의 미적 가치가 어떻게 다르지 말한다.

◦문학의 갈래에 따른 작품의 미적 가치를 정리하여 표로 나타내고, 이를 바탕으로 설명하는 글을 쓴다.

 

7차 교육과정 7학년 문학(3)의 내용을 보면 ‘이 내용은 문학의 갈래 알기, 작품의 구성 요소 파악하기, 작품을 갈래의 특성에 따라 수용하기 등의 학습 요소를 담고 있다.’라고 제시 되어 갈래학습을 권장하고 있다. 8학년 문학(6)에서는 여러 갈래의 글을 쓸 수 있다는 목표를 제시하여 학습자가 시, 소설, 수필, 희곡 등을 창작하는 데 기본적으로 갈래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므로 갈래에 대한 학습이 제시되어 있다. 10학년 문학(3)에서는 갈래에 따른 작품들의 비교를 통해 그 갈래가 주는 미적 가치를 학습하도록 하여 갈래에 대한 개념이 학습 목표로 내재되어 있다.

표4)의 문학 영역에서 문학의 갈래 교육이 이루어질 때, 갈래에 대한 개념을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변화에 맞추어 다양한 시의 모습을 장르 개념을 형성할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

 

학년 영역

목표

보충

심화

8-문학-(2)

작가가 독자의 언어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사용한 언어적 표현의 특징과 효과를 파악한다.

◦ 작품에서 독자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언어적 표현을 찾고 그 특징과 효과에 대해 말한다.

◦ 작품에서 독자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언어적 표현을 이용하여 글로 표현한다.

9-문학-(3)

작품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을 이해한다.

◦ 작품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을 찾고 그 특징과 효과에 대하여 말한다.

◦ 작품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식을 이용하여 글을 쓴다.

표5)에서 보면 작가가 작품에 효과를 주기 위해 다양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을 학습하는 내용을 학습하게 된다. 이때, 다양한 형식을 보이는 시에서 그 표현법이 왜 사용되었는지 작품의 내용에 따라 작가의 목적에 따라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것임을 함께 교육한다면 다양한 형식의 시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데 발판이 될 것이다.

 

 

학년 영역

성취기준

내용 요소의 예

8-문학-(1)

문학 작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파악한다.

◦ 작품에 표현된 형식적 구조의 아름다움 파악하기

◦ 작품에 표현된 내용의 아름다움 파악하기

◦ 작품에 표현된 아름다움과 가치 인식하기

 

표6)의 개정 교육과정 문학(1)에서는 작품이 내용과 형식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고, 그에 따른 문학 작품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표현의 시가 그 내용과 표현 방식을 합치하여 가르쳐야 한다는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목표는 다양한 형태의 시 중에서도 형태주의 시를 이해하는 데 적용할 때 뛰어난 효과를 줄 것이며 다양한 형태의 시를 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그 말하고자 하는 바를 형태를 본래에 학습했던 시와 다르게 구조화함으로써 강조하는 효과를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시를 부분적으로가 아니라 전체적․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교육과정에 맞추어 다양한 시의 형태를 학습자들에게 장르의 개념을 형성하기 전에 가르치고, 그 표현을 단지 학습자들에게 흥미만을 주는 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주고 그 형태가 나타나는 맥락을 이해하도록 하여 그 표현이 잘 되었는지 못 되었는지 , 사용했어야 했는지 아닌지를 배움으로써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작품의 형식과 내용의 통합적 아름다움을 학습하여 감상하는 능력을 고양시키는 방향으로 작품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다양한 형태의 시를 교육할 때 보조 자료로서 활용하기 위하여 도입부, 정리부에 제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시 교육의 전개부에 넣는다면, 본래 학습하려던 소단원의 학습에 분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개부에 사용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도입부에서 그 날 학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유발과 학습목표 제시이다. 시를 가르치기에 앞서 학습자가 시는 어렵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관념을 깨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시를 보여주고 이를 해소시키는 데 이용한다면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부에 제시하는 것은 시에 대해서 학습자가 고정된 스키마를 형성하기 전에 지금까지 배운 형태의 시 외에도 다른 시가 있음을 교육함으로써, 스키마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 학습자는 학습의 마무리 단계에서 시라는 개념의 도식에 충격을 받고 시를 폭 넓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리부라는 것에서 다양한 형태의 시가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보충자료와 같이 취급될 수도 있으며, 전개부에서 배운 시와 비교하여 제대로 된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도입부가 더 적합할 것이다.

수업 내용의 측면에서 다양한 형태의 시에 대한 용어를 가르치는 것은 시의 전문적 분야이고,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학생들에게 시를 감상하는 데 별다른 효과를 주지 않을뿐더러, 용어에 대한 암기로 흐를 위험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설명을 가르치는 것은 부적절하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의의와 효과를 학생들 스스로가 해석할 수 있도록 교수자는 돕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열린 해석을 추구해야 하는데, 열린 해석은 문학은 독자에 따라 그 경험과 배경 차이로 다양하게 읽힐 수 있다는 것에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시가 주는 흥미로움을 배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시교육의 교육적 효과 

가. 시의 개념 확대

다양한 형태가 삽입된 시를 보면서, 시의 개념이 단지 시의 형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학 교육과정에서 시는 폐쇄적 장르관에 따라 시의 정의를 제시하지 않고 학습하는 시를 통해서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데 문학교육에서 학습자에게 제시되는 시는 행과 연 이외에는 다른 형태의 자질이 없어서 학습자들은 시는 제목과 행과 연으로만 구성되는 것으로 학습하게 된다. 그에 따라 시의 본질적인 의미보다 형태에 집착하여 시를 인식한다.

이것은 학생들이 시를 유형화된 서정시를 바탕으로 시라는 개념을 세웠다는 걸을 말한다. 학생들이 서술시를 시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가령 서술시 중 김동환의「국경의 밤」이나 서정주의 「신부」의 경우에 학생들은 이것이 시인지 구분을 잘 하지 못한다.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 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서정주, 「신부」의 전문-

 

서정주의 「신부」는 행의 구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 학습자는 시인지 정확하게 구분을 하지 못한다. 이는 시라는 장르에 대해 학생들이 세워둔 개념에 조금의 변형이라도 가해지면 시에 대한 개념을 혼동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형태에 따른 시의 개념의 혼동을 막기 위해 다양한 표현이 나타나는 현대의 시를 학습자들에게 보여준다면, 학습자들이 시에 대한 개념을 특정 형식에만 국한시키지 않아서 시에 대한 개념을 더 확장시킬 수 있고, 시에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시가 정해진 형태가 없다는 것은 시 장르를 암기하는 학습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고, 암기에서 벗어난 학습은 학습자에게 스스로 시를 구분하는 역할을 준다. 그 역할에 따라 학습자는 능동적으로 시를 읽어내고 그에 따라 시를 암기에서 벗어난 감상에 초점을 둔 학습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나. 감상 능력 향상

시의 다양한 표현 형식을 배운 학습자들은 서점의 서가에 배치되어 있는 다양한 시들을 보면서 시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즉 보조 자료로서 제시한 시들의 형태를 학습함으로써 실제 생산되고 있는 현재의 시를 학습자들이 접하고 그것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또 보조 자료로서 교육할 때에 시의 형태만 제시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시들의 표현이 갖는 시 표현 양식에 대해 과연 이것이 시에서 필요했는지 그리고 필요했다면 어떤 의미인지 등의 표현이 갖는 의의 역시 함께 교육한다면, 학생들이 현재의 시를 어렵게 여기지 않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되고 시를 감상하는 능력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다. 흥미 유발

오른쪽의 도표는 2009년 1월 4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214명을 대상으로 ‘국어과목의 다음 문학 영역 중에서 제일 좋아하고 즐겨 읽는 장르는 무엇입니까?’라는 발문으로 통계를 내어 간략하게 표시한 도표이다.

그 결과로 학습자들이 가장 좋아하고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장르는 소설이고 그 다음이 수필이고, 희곡, 시의 순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문학 장르 중에서 학습자들이 가장 좋아하지 않거나 흥미가 없는 장르가 시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시를 가르치는 방법상의 문제도 고려해야겠지만, 시가 학습자들에게 텍스트 자체로서 흥미롭게 다가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것은 학습자들은 시는 어려운 장르라고 하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으며 학습자에게 흥미유발이 어려운 장르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이 때, 시각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시를 보조 자료로서 제시한다면 학습자에게 흥미와 동기 유발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를 통하여 본격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시를 포함하여 학습자가 ‘시’라는 장르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주 텍스트의 논의를 뛰어넘지 않을 정도로 다루는 것이 합당하며, 교육적 적합성을 가지고 있는 시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3. 유의점 및 한계

  다양한 형태의 시는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는데, 이를 국어교육에 활용하는 논의는 한정적이다. 다양한 형태를 교육해야하는지 논의가 적은 것은 다양한 형태의 시 중에서도 어떤 시를 선정해야 좋은지 이른바 정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다양한 표현 형태의 시의 종류가 매우 많기 때문에 그 표현 효과 중에서도 어떤 표현 효과를 다루어야 하는지와 더불어 그 시의 내용 면도 살펴야 하기 때문에 정전에 관해서는 여타 국어교과서의 제재와 마찬가지로 많은 논의와 논란이 예상된다.

또 한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면 다양한 형태의 시는 모방, 낭송, 암기가 불가능할 때가 많다는 한계가 있다. 학습자들이 시에 대해 감명을 느끼고 이를 모방하려고 하면 원본의 시와는 어떻게든 똑같아질 수 없고, 따라한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작품이 창조되는 것이다. 또 시를 낭송하는 것이 힘들거나 불가능하다. 글씨에 밑줄이 그어진 것이나 그림이 삽입된 것, 여백을 이용한 형태시의 경우 낭송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해결책을 내기 어렵다. 일정 제약을 감수하고 읽어 낸다고 해도 내용과 형태 간의 긴밀한 관계가 끊어져서 시에서 풍기는 전체 분위기를 읽어내기 힘들다. 암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어떤 시를 선정할 것인지 교육적 효과가 충분히 논의되어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다양한 형태의 시가 갖는 한계점을 최대한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Ⅲ. 결론

  이상, 다양한 형태의 시가 나타나는 양상과 국어 시간을 통해 이러한 시들을 교육해야 하는지 그 목적과 그 의의와 한계를 살펴보았다. 이 발제는 이 시들에 대해 교육계의 논의가 부족하다는 것에서 출발하였다.

다양한 형태의 시를 학교에서 교육한다면 시에 대한 인지 형성에 부적절함을 들어, 교육하지 말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해체시가 나타나는 현실에서 이는 학습자와 현실의 괴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현재 흐름으로 볼 때 해체시는 끊임없이 생산될 것이라는 점에서 해체시를 가르쳐야 하며 이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이러한 논의는 국어 교육이 더 진취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다양한 형태를 어떻게 교육에서 수용할 것인지 다루었는데, 그 수용의 측면은, 다양한 형태의 시가 가진 효과의 장점과 단점을 알며 그 특징이 바람직하게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그 의의와 한계를 학습자가 학습함으로써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학습을 돕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형태를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시는 어떤 것인지, 개념을 주체적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학습 목표의 적용 지점은, 갈래 교육의 개념을 형성할 때와 그 갈래 교육에서 형태와 내용의 결합 방식이 주는 미적 가치를 공부할 때 다양한 형태의 시를 제시하는 것이었고 이데 따라 다른 서정시보다도 더 효과적으로 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물론 이 때 이 표현 효과들이 어떤 효과를 주며, 적절한지 주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교사가 학습자를 이끌어 준다면 학습자가 시를 감상하는 데 더 다채롭고 올바르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들의 효과는 시에서 본질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학습자가 파악하여 시에 대한 개념을 넓힐 수 있다는 것과 흥미 유발과 더불어 감상 능력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 있었다. 그러나 아직 텍스트 선정에 뚜렷한 기준이 전해지지 않았고 해체시가 가지는 한계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아직 합리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주 텍스트보다는 현시점에서는 보조 자료로서 교육하는 것이 더 합당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에 대한 분석과 어떻게 국어 교육에서 수용할 것인지 많은 연구 자료와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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