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감독 한대화(체교83졸) 동문

‘82년도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우승(優勝), 98년도 대통령기대학야구대회 우승, 90년대 해태의 전성기(全盛期)’
우승의 순간, 승리의 주역(主役)은 늘 우리대학 한대화(체교 83졸) 동문이었다. 이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의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 강인한 해결사의 이미지로 각인(刻印)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 17일, 그의 고향인 대전구장 근처에서 만난 한 동문의 얼굴에는 잔주름과 더불어 듬성듬성 흰머리를 엿볼 수 있었다. 한동문은 삼성 수석코치에서 풍전등화(風前燈火) 의 위기에 놓인 한화 감독으로 부임(赴任)하게 됬다. 지난 한해 최하위로 프로야구 시즌을 마감한 한화를 맡아서인지 많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가뜩이나 전력이 약한 가운데 한화의 두 핵이었던 거포(巨砲) 이범호, 김태균이 일본으로 가게 된 것이 한 동문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에 대해 조심스레 묻자, “바닥부터 출발하는 기분”이라며 “큰 목표를 설정하기 보다는 가라앉은 팀의 분위기를 일으켜 세우는데 주력할 예정입니다”고 지금의 상황을 정리했다.
한대화 동문이 우리대학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전고 재학시절 스카웃 제의를 받고 나서 부터였다.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을 묻자 한 동문은 한참을 생각하다 “사실 저는 대학시절 전부를 연습에만 매진(賣盡)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밥 먹고 연습한 기억밖에 나질 않네요.”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연습하느라 공부는 못했지만 백지는 내 본적이 없어요, 애국가 4절을 채우기도 했습니다”고 당시를 추억을 떠올렸다.
무명이었던 연습벌레 한대화는 드디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숙적(宿敵)인 일본과의 결승전. 부동의 3루수라고 불리우던 김용희 선수가 빠진 구멍을 당시 우리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이던 한대화가 대신했고 사람들은 그에게 별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렇게 패전의 기운이 돌고 있는 가운데 한대화의 역전 3점 홈런은 한국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를 계기로 한 동문은 아직까지도 명승부로 회자되는 한일전 승리의 주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결사’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게 되었다.
여기에 재밌는 여담이 있다. 돌아오는 길 총장님께서 기사까지 보내주시면서 긴급호출을 한 탓에 그만 과속에 걸린 한 동문은 “방금 경기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급하게 호출하시는 바람에 과속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답했고 한 대화를 알아본 경찰은 오히려 사과를 하며 학교까지 호위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 뒤로 한 동문은 98년도에 프로야구 선수로서는 최초로 우리대학 감독을 맡게 됐다. 당시 지도자 자격증이 없었던 그는 “처음 1년간은 벤치에서 선수들과 무전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다 약 5년간 감감무소식이던 우승소식이 98년도 내가 감독을 맡은 해에 승리의 기쁨을 일궈냈었죠”라며 당시를 회상(回想)했다. 또한 한 동문이 우리대학 사령탑이었을 때 야구부 선수들이 지금 프로야구에서도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삼성의 박한이나 LG의 서승화 선수등이 그 예다. 이러한 제자를 배출해낸 한 감독은 “당시 오로지 야구에만 매진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죠. 예나 지금이나 우리대학 출신의 많은 선수들이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습니다 ”며 자랑스러워 했다.
힌편 인터뷰 내내 한 동문은 동국대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의 아들도 현재 우리대학 체육교육과 4학년에 재학 중이어서 그런지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요즘 대학 풍토(風土)가 예전에 비해 열정이 많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한 동문은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요즘 대학가를 살펴보면 자기 할 일 다 하고 야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래선 프로야구선수가 될 수 없어요. 우리 후배들이 프로에 진출하고 싶다면 안일한 태도를 버려야 합니다.”라며 후배들에게 한 우물을 팔 것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한 동문은 “코치는 많이 해봤지만 감독을 맡게 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게다가 한화를 맡게 되었으니 초보 감독으로서의 험난한 여정(旅程)이 되겠죠”라며 이번 시즌이 한화의 도전인 동시에 감독으로서 자신의 도전임을 밝혔다.
‘내년 프로야구 최하위는 한화다’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적잖은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한 동문에게 겨울은 유독 매섭게 다가왔다. 해결사라는 그의 별명에 걸맞게 이번 위기의 순간에서도 기지(機智)를 발휘해 독수리가 다시 그라운드에서 날개를 펼칠 그날을 기원(祈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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