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 모교 발전 위해 발 벗고 나선 이연택 총동창회장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이다. 몸은 낯선 곳에 있지만, 마음만은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정든 학교를 떠나 거친 사회에서 활동하는 동문들에겐 우리대학이 제 2의 고향일 것이다. 따라서 동문들이라면 늘 우리대학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길 바라고 우수한 후배들이 배출(輩出)되길 바란다. 이러한 동문들의 관심과 애정을 한 데 모아 후배들을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인 총동창회. 새 해를 맞이해 총동창회에서는 어떠한 포부와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이연택 총동창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8월 총동창회 제25대 회장으로 추대(推戴)된 이연택 회장은 1961년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청와대 행정수석과 총무처 장관, 노동부 장관 등을 역임(歷任)했다. 또, 2002한일월드컵조직위 공동위원장,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체육 행정에 이바지한 바가 크다. 또 우리대학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와 지난 2007년까지 법과대학 석좌교수를 맡는 등 남다른 모교사랑을 자랑했다. 그 공로(功勞)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2008 자랑스러운 동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총동창회장으로 약 4개월 정도 임기가 보낸 이 회장은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을 겸임하면서 늘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총동창회장직을 맡은 이유는 모교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 때문이다. 이 회장은 “학교의 대외평가 순위 하락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모교의 발전을 위해서 총동창회장직에 출마한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의 35년 공직 생활과 스포츠 행정 분야에서 쌓아온 다양한 경력과 노하우를 높이 산 동문들은 만장일치로 그를 총동창회장으로 추대(推戴)했다.
이 회장이 추구하는 목표는 “과거 3대 사학(私學)의 명성을 되찾는 것”이다. 또 이 회장은 이를 위해 “대학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하루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급변하는 치열한 경쟁시대인 요즘, 잠시라도 정체했다간 곧바로 타 대학에 뒤처지기 마련이다. 현 상황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과거 혜화, 연희, 보성전문학교로 구성된 3대 사학 중 한 축을 차지했던 우리대학이지만 현재 그 후신(後身)인 연세대, 고려대학교와 비교한다면 다소 뒤처지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앞서 언급한 두 대학을 따라잡기 위해 총동창회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밝혔다.
이 회장이 임기 중 최우선적으로 삼는 과제는 타 대학보다 우수한 총동창회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후학 양성을 위한 장학금 기부 확충(擴充)이다. 이 회장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동창회는 바로 고려대학교 동창회(이하 고대)다. 고대의 경우 매년 500명에게 장학금을 기부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대학 총동창회는 40명 수준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몇 년 안에 고대 수준으로 장학금을 기부하겠다”며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100명으로 늘릴 것이며 현재 그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또, 현재 약 6억 원에 달하는 장학기금을 앞으로 100억 원까지 모금하는 것이 이 회장의 목표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추락한 대외평가 중 특히 시급히 개선을 필요로 하는 교수연구부문을 개선하기 위해 교수 20명을 선정해 1인당 300만원의 연구 활동 지원비를 기부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무엇보다 대외평가 순위를 빠른 시일 내에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과 재단, 총동창회가 힘을 모아 과거의 위상 되찾아야 하며, 여타 사학에 못지않게 부흥(復興)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평가 순위 개선 이외에도 총동창회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 우선 총동창회의 활성화를 위해 단과대, 과 등 하위 조직 동창회의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 회장은 “과거에는 각 동창회들을 연계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유기적인 구조를 마련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총동창회에서는 각 분기마다 총동창회운영위원회를 통해 총동창회의 발전방향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講究)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많은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학과 총동창회 차원에서 만남의 장을 열어야 한다. 지난 10월에 열린 홈커밍데이와 지난 23일 열린 동국인의 밤이 바로 그 것이다. 특히 홈커밍데이의 경우 이 회장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가진 가장 큰 동문행사였다. 이 회장은 수많은 동문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러웠지만 좀 더 보완할 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동문들이 지속적으로 학교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동문들이 자주 모교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학교와 총동창회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동창회의 주요 역할이라면 대학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총동창회는 자랑스러운 모교의 위상과 명예를 되찾기 위해 올해부터 동국포럼을 열어 유명 연사들과 대학 발전과 관련된 의제(議題)를 가지고 동문들과 공감, 협력을 얻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 회장은 “다른 대학을 뛰어넘기 위해선 종전에 시도하지 못 한 것들을 시도해야 한다”며 “동국포럼을 통해 대학발전을 위한 동문들의 혜안(慧眼)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경인(庚寅)년 새 해를 맞이해 이 회장은 재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침체된 대학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力說)했다. 또 동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무엇을 하든 자신감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한편 동문들에게는 “모교평가는 곧 자신에 대한 평가”라며 “사회활동으로 인해 바쁘겠지만, 모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동문들의 총동창회 활동에 대한 활발한 참여를 주문했다.
이연택 총동창회장의 이와 같은 바람은 잠시 주춤했던 우리대학이 예전처럼 부흥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목표의식을 확실하게 일깨우고 있다. 이 회장의 바람처럼 앞으로 우리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선 대학과 재단, 교수, 동문, 학생 모두가 힘을 합쳐 현재에 안주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3대 사학으로의 복귀(復歸)’라는 목표를 두고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다. 새 해를 맞이해 모든 동국인들의 소망대로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더 발전하는 대학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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