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대학이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위해 ‘필수상담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21일부터 상담을 시작했다. 필수 상담제도란 학생들의 진로 설정 및 전공에 대해 전공교수와 학생이 직접 만나 상담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이를 통해 개별적인 지도를 받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의 도입에 따라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2회씩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아야 한다. 상담에 불응한 학생들은 수강신청 및 성적공시의 제한(制限)을 받게 된다.
공과대 학사운영실의 안재봉 실장은 “필수 상담제도는 진로상담 외에도 공학교육인증과 교과 이수에 대해 상담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요건에 충족하지 못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防止)하는 효과가 있다”며 필수상담제도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필수상담제도와 관련한 학생들의 반응은 떨떠름한 분위기다. 건축공학과의 A군은 “상담의 질에 비해 페널티가 너무 세다”며 “일반 상담과 다르지 않은 데 굳이 방학때 학교에 나와 상담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吐露)했다. 화공생물공학과의 B군도 “단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정도의 상담에 불참
한다는 이유로 수강신청이나 성적공시에 제한을 두는 것은 너무 강제적”이라고 말했다. 상담을 반(半)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은 것이다. 기계로봇에너지공학과의 C군은 “필수상담제의 취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학생이 드문 것 같다”며 교수님마다 상담의 형식과 내용에 일관성이 없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학교육인증제도와 같은 복잡한 교과이수과정을 거쳐야 하는 공대의 특성상, 필수상담제도 실시는 좋은 시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정작 상담대상인 학생들이 필수상담제도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이는 본래의 취지를 잃어 버린 것은 아닐까. 학생들이 상담에 참여하도록 강요하기 이전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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