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체성의 상처와 그 극복과정 소설 “얼룩”통해 표상

현대문학사는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鼓吹)시키고, 한국문학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1955년 ‘현대문학상’을 제정했다. 현대문학사는 소설에서 이범선, 박경리, 이문구, 최인호, 조정래 등 140여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당대 최고의 문학적 성과를 이룬 작품들을 선정해 작가의 창작 열의를 고취시키고 있는 것이다. ‘고전의 계승’이라는 현대문학사의 창간 이념 아래 제정된 문학상(文學賞)은 현재 국내 대표적인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권위 높은 문학상이다.

박성원(문창)교수는 올해로 55회째를 맞는 현대문학상의 소설 부문 수상자다. 권위 있는 문학상의 수상인 만큼, 박성원 교수의 수상 소식은 학내ㆍ외적으로 화제다. 현대문학상의 당선작인 ‘얼룩’, 박성원(문창) 교수와의 인터뷰는 작품 이야기로 시작했다.

문학상의 당선작 ‘얼룩’은 여성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과 극복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에서 얼룩은 여성이 사회적 제도로 인해 입는 상처는 물론 ‘남편’이라는 남성 자체도 얼룩으로 그려지고 있다. 박성원 교수는 “‘얼룩’의 소재는 문창과 여학생들로부터 찾게 됐다”며 “재능 있는 여학생들이 결혼 제도에 묶여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육아, 내조 등에 인생을 희생해야 하는 사회제도에 문제(問題)를 느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의 관찰력과 제자들에 대한 스승의 염려하는 마음이 작품의 진면목(眞面目)을 만들어 낸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박 교수의 이번 작품에 대해 “얼룩을 통해 내다본 삶의 풍경을 매우 섬세하고, 충격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며 “그 풍경은 일상의 겉모습과는 다른 세계여서 읽는 사람의 마음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평가했다.

25세에 소설 쓰기를 시작, 26세에 등단 그리고 40세의 현대문학상 수상(受賞). 사실 박성원 교수의 화려한 이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2009년 동인문학상에는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라는 소설로 최종 후보에 올라 호평(好評)을 받기도 했다. 그는 소설가로서 실력과 재능을 겸비하고 있지만 단순히 실력과 재능 때문에 소설가를 꿈꾼 것은 아니다. 신춘문예에 당선되면 많은 상금을 준다는 말에 시작한 소설 쓰기, 소설가 박성원의 시작은 다른 소설가와 남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배고픈 직업’으로 인식되는 작가가 박성원 교수에게는 ‘배부른 직업’으로 다가왔다. 경제적 곤궁함에서 벗어나고자 시작한 소설 쓰기가 아이러니하게도 곤궁함의 시작이 돼 버렸던 셈이다. “이제는 삶에 대한 궁금함, 그 근원적인 물음이 경제적 곤궁(困窮)함을 이긴 것 같다”며 웃어 보이는 박성원 교수.

앞으로도 오늘의 문학 청년들을 설레게 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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