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알에서 부화(孵化)해 땅 속으로 기어 들어가 나무 수액을 빨아먹으며 최대 10년 정도 지낸다. 매미의 일생에서 첫 단계인 땅에서 나오는 장면을 찍기 위해 학림관으로 향했다. 운 좋게 비비적대며 땅 속에서 나오는 매미 유충을 발견했다.
매미는 우화(羽化)를 하는 동안 자리를 옮기거나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천적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경우가 많다. 카메라를 고정시키고 우화 장면을 찍으며 빈둥대다가 갑작스럽게 이 장면을 목격하고 급하게 스트로보를 꺼내 찍었다.
더위에 지쳐 카메라를 집에 놔두고 와버렸다. 하지만 머릿속은 온통 매미 생각뿐이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학림관 부근을 배회(徘徊) 하고 있는데 아뿔사! 짝짓기 하고 있는 매미 발견! 하늘이 도와준 걸까. 마침 친구가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고, 운이 좋게 매미 짝짓기 모습을 담아냈다.
매미는 대부분 날다가 이리저리 부딪히고 힘이 빠져 땅에 떨어져 죽는다. 나는 땅에 떨어져 죽은 매미를 찍기 위해 학생회관 올라가는 길바닥에 바짝 엎드렸는데,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힐끔 째려봤다.
출품작의 마지막 사진으로 렌즈와 태양이 일직선 상에 있을 때 무지개 빛 플레어가 생긴다는 것을 참고해 매미의 실루엣과 같이 담기로 했다.
“매미야, 내년 여름에도 7년이라는 긴 기다림을 마치고 기쁨의 노래를 부를 너희들의 모습을 기대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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