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질병 막고 건강하게 해주는 약차(藥茶)

동의보감에서 가을은 ‘한껏 양기(陽氣)로 부풀었던 여름의 기운을 꺾어서 음기(陰氣)를 쌓기 시작하는 계절’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가을은 기운을 꺾는 기세가 겨울보다도 더 강하고 냉랭하다고 하며, 가을의 기운에 적응하지 못하면 폐가 상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환절기(換節期)인 요즘 코 막힘, 목감기, 기침 등 유난히 호흡기 질병(疾病)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가을에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날씨가 추워져 신체를 움츠리게 되고 기력이 떨어진 사람들,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건강관리에 더욱 유의하게 되는 이들이라면 가을철 ‘훌륭한 보약’으로 일컬어지는 ‘약차’에 주목해보자.

약차란?
약차란 한약재를 이용한 차로써 약효가 있는 풀이나 나뭇잎, 꽃, 열매, 뿌리, 씨앗 등을 물에 달이거나 담궈 유효성분을 녹여낸 후 마시는 차이다. 약차는 몸을 따뜻하게 해 몸의 혈액 순환(循環)을 돕는 것 외에도 우울증, 피로 누적, 피부 건조증 등을 진전시키는데 도움이 돼 다양한 약차의 종류 중 자신의 증세에 따라 골라 마시면 된다.

가을철에 좋은 약차로는 감기를 예방(豫防)하고 추위를 이기는데 도움을 주는 들국화차, 오미자차, 생강차, 대추차 등이 있다. 약차는 식품의 일종인 만큼 의약품처럼 강력하고 빠른 효과를 얻지는 못하지만 1~2개월 꾸준히 마시면 기대 이상의 효과(效果)를 볼 수 있다.

 

약차에 대한 관심 늘어
차 전문 프랜차이즈가 늘어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요즘 커피 대신 약차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한 손에 커피대신 국화차가 든 텀블러(음료수 담는 긴 잔)를 쥐고 길을 걷는 직장인들도 있다.

.더불어 환절기인 요즘 제기동 약령시장에서는 건강관리를 위해 집에서 손쉽게 우려먹을 수 있는 약차의 재료를 사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약차 재료 판매상(販賣商)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환절기 철이라서 감기, 기침을 예방해주는 약차 재료를 구입하는 손님들이 늘어났다”며 “요즘은 열을 내려주는 들국화, 감기를 조기에 진정시키는 오미자 등을 많이 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상점에서 오미자 한 근과 은행을 구입한 손님은 “감기에 걸린 딸에게 오미자와 은행을 우려낸 차를 만들어주기 위해 구입했다”고 언급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철, 세심하게 재료를 직접 고르는 정성까지 더해진 약차는 가을철 질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보약(補藥)으로 다가서고 있다..

가을철 질병 예방엔 약차

혜성스님은 한국명선차인회이사장으로 현재 우리대학 불교대학원 차 문화콘텐츠학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혜성스님은 가을철 질병과 관련하여 특히 감기의 발열과 기침에 좋은 차로 ‘들국화 호도길경차’, ‘오미자 은행차’, ‘들국화차’, ‘차조기(소엽)차’를 총 4가지의 약차를 만들고 효능에 대해 설명했다. 혜성 스님은 “이 4가지 약차의 사용된 재료 중 국화는 열을 내려주며, 도라지(길경)의 경우 기침과 가래 등 기관지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오미자의 경우, 담액의 분비를 촉진시켜 폐를 윤하게하고, 피로를 다스린다. 은행은 기침을 멈추게 하며 가래를 없애는데, 오미자와 음식 궁합이 잘 맞아, 이 두 재료를 합쳐 만든 오미자 은행차는 그 효능이 두배 라고 한다. 깻잎의 한 종류인 차조기를 우려낸 차조기차는 감기를 예방하는데 특효(特效)가 있다.
약차엔 향기와 맛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차하면 쓴 맛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들국화차는 찻잔 속에 담긴 노란 꽃잎과 은은한 향이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듯한 느낌을, 붉은 빛의 오미자 은행차는 시큼하지만 달달한 맛을 자아냈다.

또한 다소 생소한 약차인 ‘들국화 호도길경차’는 향긋한 도라지 향과 호도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색다른 맛을 선사했다. ‘들국화 호도길경차’의 경우, 같이 끊인 도라지를 같이 섭취하면 호흡기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혜성스님은 “은행, 오미자, 도라지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재료이다. 집에서도 쉽게 약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며 손쉽게 만들 수 있고 또한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약차를 즐겨보기를 권했다.

증세 따라 골라 마시자
추운 겨울 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대추차를 권해보자. 혜성스님은 “대추를 사다가 10시간 정도 우려낸 후 그 즙을 마시면 대추의 몸을 따뜻하게 하는 기운이 퍼져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유난히 손과 발이 차다면 쑥차를 꾸준히 마셔보자. ‘동의보감’에서는 쑥이 혈액순환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감기ㆍ오한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적고 있다. “쑥은 성질이 따뜻해 몸을 따뜻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독특한 향이 미각을 돋아준다”며 몸이 찬 여성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차라고 강조하는 혜성스님.

이밖에도 귤(橘)의 껍질을 넣고 끊인 물에 생강, 꿀을 넣어 만든 진피차는 소화불량, 피부미용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약차는 다양한 종류만큼이나 여러가지 효능을 갖추었기에 자신의 체질(體質)과 건강 상태에 맞춰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약차로 건강한 가을나기

커피를 자주 마시는 우리에게 약차는 아직 생소하다. 약차라고 하면 쓴맛을 떠올리겠지만, 우리의 입맛에 맞는 약차들도 많다. 은행, 오미자, 도라지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직접 만들어보는 정성(精誠)만 더해진다면 가을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보약 ‘약차’를 즐길 수 있다.

일조시간이 줄어들고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우울감을 느낀다면, 감기로 입맛을 잃고, 몸살로 고생한다면, 맛과 건강을 만족시키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약차로 몸, 건강 모두 건강한 가을을 보내자

가을철 약차 제조법

오미자 은행차
① 물 2L를 끊인 후 오미자를 넣고 10시간 정도 담아 놓는다.
② 10시간 후 오미자를 건져내고 은행을 넣어 끊인다.

들국화 호도길경차
① 물 2L를 끊인 후 들국화를 넣고 10시간 정도 울거낸 후에 찌꺼기를 건져낸다.
② 호도를 껍질까지 부순다.
③ 도라지와(길경)과 부순 호도를 끊인 들국화 물 넣고 끊인다.
④ 물이 끊기 시작하면, 10분정도 후에 불을 끄고 찌꺼기를 건져내고 마신다.

차조기 차
① 차조기를 넣고 20분간 센불에 끊인다. ② 물이 끊기 시작하면 10분 후 약한 불에 끊인다.
③ 차조기 찌거기를 건져내고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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