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플루에 대해 국가전염병 재난단계를 최고 등급인 ‘심각(深刻)’으로 격상(格上)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가동했다. 전염병 확산(擴散)으로 인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발족하기는 이번 사태가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국민들은 신종플루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을 기대했지만 뾰족한 추가 대책 없는 단계 격상이 오히려 불안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학부모들의 요구가 많았던 일제 휴교령 등 사회적 차단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한 데다 항바이러스제 적극 투약 유도 등은 기존 대책을 반복(反復)한 것이어서 말만 '격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종플루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큰 것은 사실이다. 발병 7개월여 만에 40명의 인명을 앗아갔고, 독감철을 맞이해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집단적인 감염이 대부분 학교에서 발생하고, 수능시험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교육당국과 학부모들의 불안이 고조(高調)되는 점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노약자나 다른 질병을 앓고 있는 소위 ‘고위험군’의 경우를 제외하면 신종플루는 전염되기 쉽지만 비교적 독하지 않은 독감으로 확인됐다. 치사율도 보통 독감과 비슷하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여느 독감과 달리 약효가 좋은 치료제가 처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예방백신도 이미 접종을 시작한 상태다.
▲신종플루가 대유행함에 따라 국민 모두 경각심을 높이고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도 격상 조치만 취하고 실질적인 조치와 대응능력은 미흡(未洽)한 점을 반성하고, 이를 배양(培養)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언론도 신종플루 관련 소식을 자극적으로 만들어서 연일 발표하는 것으로 관심만 끌 것이 아니라 불안한 사람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안심시켜줘야 한다.
국민들도 과도한 불안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 이미 퍼져 있는 신종플루 바이러스와 맞닥뜨려야 하는 건 개인이다. 신종플루를 앓았던 이들은 신종플루가 단지 독감일 뿐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신종플루도 이전의 대응책과 마찬가지로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걸리더라도 치료받으면 되는 독감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신종플루가 대유행 단계이지만 국민들 모두 괜히 불안해하기보다 의연(毅然)하게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충실하게 지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