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사의 계보학은 그동안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불교가사의 작가를 복원하고 전승의 양상을 살피며, 작품의 문학적 특징을 도출하면서 그 문화사적 의의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작가를 복원하고 작품 전승의 통시적 맥락과 그 의미를 그려보는 작업을 ‘계보학’이라 이름 붙인다.
한 편의 문학작품이 그 자체의 문학성뿐만 아니라 역사ㆍ사상ㆍ종교 그리고 미술ㆍ건축 등 다양한 맥락에서 소통되며 형성하는 의미망에 대한 관심을 ‘문화사적 탐색’이라는 이름으로 포괄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문학사 기술에서 보여준 오해와 오류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제1부는 17~18세기에 전승된 서왕가, 태평곡(太平曲), 회심가(回心歌)를 대상으로 하였다. 이를 통해 17~18세기에 사상의 시대적 적응에 주목하고 이를 주도한 인물들이 불교가사를 창작하고 활용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제2부는 19세기의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하였다. 특히 한수 이북의 공간성을 기반으로 동지적 관계를 형성하며 불서를 판각한 남호영기(南湖永奇), 동화축전(東化竺典)과 영암취학(靈岩就學)을 발굴하여, 1850년대의 불서판각운동의 실체를 드러내었다. 이들 작가는 기존에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조선 후기 불교실학이라 할 수 있는 판각 운동의 주체로서, 19세기의 불교문화사의 주축이 되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제기하였다.
19세기의 불교가사는 교학적 흐름을 바탕으로 하되 참선과 염불이 주제적으로는 독립적이면서도 작품의 내용에서는 함께 어우러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 시기 불교문화사의 흐름과 일치하는 것이다.
19세기는 또한 민속화된 불교신앙이 흥성한 시기이고 여타의 예술방면에서도 흥성한 분위기 속에 각종 예술이 연행된 시기이기도 하다.
제3부 20세기 편에는 근대불교혁신운동의 매체로 불교가사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참선곡의 전통은 이 시대에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 검토한 두 편의 글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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