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학과장 스테판 쉬퍼 교수 인터뷰

뉴욕대의 스타급 교수 영입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교수진을 자랑하는 뉴욕대 철학과의 학과장인 스테판 쉬퍼(Stephen Schiffer)교수를 만나 뉴욕대의 교수 영입 정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가 뉴욕대에 영입되어 온 것은 1990년대 중반. 뉴욕대는 70년대에 큰 위기를 맞아 철학과의 박사과정 운영이 중단됐다. 이를 재건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실력있는 스타급 교수를 영입해야했다. 그 계기로 스테판 쉬퍼교수뿐만 아니라 많은 능력 있는 교수들의 영입이 시작되었다.
‘능력 있는 교수들’ 이야말로 그가 뉴욕대의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는 것이다. 쉬퍼 교수는 대학은 학과의 경쟁력에 의해 순위가 결정되고 그 학과는 전적으로 교수들의 연구 성과에 의해 평가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더 유명하고 실력있는 교수들이 학과에 많을수록 그 과의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 즉 스타급 교수들을 영입하는 이유는 학교의 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만이 아니고 학과를 살아있는 학문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뉴욕대 철학과는 여러 대학평가기관의 평가에서 1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러한 평가의 기초는 역량있는 교수들이다. 물론 어려운 취업시장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일취월장하여 좋은 직장을 얻는 학생들의 실력도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지만 대부분은 교수들의 능력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이처럼 능력 있는 교수들이 존재함으로써 학과 자체가 빛을 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생들의 발걸음을 모은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능력 있는 교수들의 영입기준은 무엇일까. 쉬퍼 교수는 “초임교수의 경우엔 그의 연구 실적과 추천서를 살펴 그의 자질을 본다. 하지만 우리가 고용하려고 하는 교수들의 변하지 않는 기준은 그 분야에서 가장 최고의 자리로서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 중 대부분은 이미 프린스턴, 버클리 등의 학교로부터의 고용 제안을 받기도 했다”며 실력있는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대학간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스타급 교수들에게는 최고의 대우가 뒤따른다. 몇 몇 학교의 경우 교수 영입을 할 때 최고의 연봉을 제공하는데 뉴욕대도 그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뉴욕대만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조건을 이용해 가장 유명하고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도시 뉴욕, 그중에서도 맨하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좋은 입지조건을 지닌 아파트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고 수업 분량을 1년에 3개 과목 정도로 제한해 수업업무를 줄여주기도 한다. 대학원 입학의 장과 같이 학과의 일을 맡고 있는 대부분의 교수는 1년에 2과목정도만 수업을 하는 등 교수들을 최대한 배려한다고 한다.
쉬퍼 교수는 “우리 학과는 최고의 철학과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많은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싶어한다”며 “최고의 환경과 최고의 교수들 아래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시킨다”고 강조했다.
교수의 영입과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당학과가 좋은 연구 성과를 가진 교수를 찾아내고 이를 학과회의와 단과대학 학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교수에 대한 대우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다.
이를 위해 뉴욕대 철학과는 교수 임용을 위한 예산을 따로 책정해 놓는다고 한다. 그들은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기금모금을 하지는 않지만 항상 기부금을 모으는데 힘쓰고 있으며 교수임용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타급 교수 영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쉬퍼교수는 “그들이 만족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이 우리학교를 입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으로 교수 영입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우리 학과는 능력 있는 교수 영입을 위해 항상 노력 하고 있다. 지금도 2명의 유능한 교수를 영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미 최고의 교수진을 가지고 있음에도 항상 최고의 교수 영입에 힘쓴다는 그의 말에서 진정한 뉴욕대의 경쟁력, 뉴욕대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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