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이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선생으로 살아가는 긴 세월 동안 책들은 늘 나와는 떨어질 수 없는 동반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추천하고 싶은”의 ‘가장’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그건 그리 만만한 상황이 아니게 된다. 하지만 난 한 번도 주저해 본 적이 없다. 그만큼 가슴 뭉클한 느꺼움으로 마음을 흔드는 여운을 가진 책이 있기 때문이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The Education of Little Tree) !

‘작은나무’라는 인디언 소년의 삶을 어린 아이의 시각에서 쓴 포리스트 카터의 자전적인 이 소설은, 내가 인간이고 교사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 하게 만들어 주었고, 읽기 이전과는 다른 세계를 느끼게 한 작품이다.

부모를 잃은 다섯 살배기 어린 소년 ‘작은나무’는 체로키족인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숲속 생활을 하게 된다. 어린 인디언 소년의 눈으로 본 삶과, 할아버지와 함께 숲속에서 배우는 자연의 이치와 삶의 방식, 만나는 여러 사람들의 특성이 독특한 말투로 정갈하게 쓰여 있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연에 대한 감성적이고 시적인 표현을 접하게 되고, 할아버지와 작은 나무와의 유쾌하고 즐거운 대화에 빠지며, 할머니가 전해주는 여러 교훈적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인디언들의 지혜와 슬기의 생활 철학을 터득하게 된다.

읽고 있는 행위만으로도 가슴을 두드리고 영혼을 교육하는 힘이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 새 자연의 품에 들어와 있고, 작은 나무와 동화되어 함께 울고 웃고 욕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한 장을 넘기면 익살스러운 이야기에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스미고, 또 한 장을 넘기면 가슴 저린 이야기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안타까워하고, 그 다음 장을 넘기면 내 영혼이 절절한 사랑과 순결함으로 따뜻하게 젖어드는 걸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오로지 인간적인 감동만으로 채워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보는 삶 속에는 환경과 인간 문제, 그리고 대공황기의 시공간적 맥락 까지 드러나 있으며, 특히 5살 난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소수자로서의 세상살이에 대해, 그 본질은 잃지 않으면서도 슬기롭고 지혜롭게 살게 해 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오늘의 나를 돌아보게 해 주는 저력이 스며있다.

사실 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다 베껴 써 알리고 싶다.

그만큼 자연과 삶, 정치인, 법, 종교, 이웃, 그리고 교육을 두루 아우르는 메시지를,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감동스럽게 전하는 보석 같은 내용만으로 차 있기 때문이다.

내 주변 모두를 사랑하기 위해서, 그저 스쳐가는 모든 자연에 감동하기 위해서,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절감하기 위해서, 그래서 내 영혼이 따뜻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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