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장호 국어교육학과 교수가 10여 년 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 ‘한국백명산기(韓國百名山記)’는 한국의 명산 100 곳을 직접 답사하여 기록한 산학서(山學書)이다.

우리 산을 답사하고 산과 결합된 역사, 종교, 민속, 풍수, 언어학, 문학 등을 아우른 ‘한국백명산기’는 가볍고 실용적인 등산 안내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또 이 책은 문사철(文史哲)을 아우르는 고고한 교양의 기품, 풍부하고 정밀한 자료 탐구, 스스로 헤쳐 올라 발로 쓴 경험 등이 생생하게 실려 있어 우리 산에 관한 종합정보 중 최상의 콘텐츠로 평가 받고 있다.
속도와 효율을 앞세우는 오늘날, 우리들에게 모름지기 배움을 추구하는 과정과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새삼스럽게 일깨우는 귀감이 된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둘러봐도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 푸근한 산이 눈앞에 보인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산은 몸의 일부와도 같다.

‘한국백명산기’는 바로 그 웅산(雄山), 진산(鎭山), 장산(壯山), 야산(野山)들의 놓임새와 앉음새, 품새를 소개하고 산세의 수려함과 역사 유적 등을 밝힌 답사기로 저자 고 김장호 교수가 10여 년 간의 집필 끝에 완성한 대작이다.

저자가 작고한 지 10년 후, 오늘과 내일의 독자가 그 진귀한 문장을 만나기 어렵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저자의 후학인 국어교육과 윤재웅 교수가 저자와 함께 산을 올랐던 기억을 더듬으며 역저를 정리 및 편집하여, 마침내 100개 산의 답사 기록이 담긴 ‘한국백명산기’가 탄생되었다.

고 김장호 교수는 선행(先行)의 자취를 더듬으며 선인들과의 교감을 체험하는 것이 자신이 등산을 하는 즐거움임을 강조한다. 또 이 책을 산악 에세이라기보다 산의 역사를 캐는 기행문에 가깝다고 말한다.

한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필두로 경기, 강원, 충청 등 도별로 명산을 가려, 한라의 허연 봉우리에서 발길을 멈추는 이 책은 ‘택리지’ 등 고전 지리지를 훑어 모은 자료가 돋보이는 ‘등산가’가 아닌 ‘유산가(遊山家)’인 저자의 ‘산학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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