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가능성으로 최고의 변화를

소설 ‘어린 왕자’의 주인공은 어른들에게 모자가 아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그림을 선보였다. 한 가지 시선만으로 세상을 보지 말라는 생텍쥐페리의 뜻 깊은 문장이다.

수습기자로 지내면서 기억나는 사건은 학생들의 총장실 점거 사건이었다. 학교와 학생이 소통(疏通)하지 못해, 많은 학생들이 아파했고 학교 측도 피해를 입었다. 본질적 원인은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이었다. 수요가 낮은 과를 폐지하고 다른 과를 지원하는 것이 옳을까, 인문학을 배우게 해주고 과를 없애지 말라는 것이 옳을까?

무엇이 해답일지 고민하던 나는 한 선배를 통해 해답을 찾았다. 그 선배는 “한 곳이 무조건 옳단 생각 때문에 잘못된 걸 지적하지도 못하는 기사를 쓰지 마라”며, “편집장이 되겠단 각오로 능력을 쌓아, 너의 신문을 만들어라”라는 충고를 한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너무 치우친 생각을 하지 않았나 되새겨보았다. 깨끗해진 눈으로 보면, 학교와 점거 학생들은 둘 다 옳은 점, 그른 점을 갖고 있었다.

그렇다. 흑백논리(黑白論理)로 단 두 가지의 길을 알아선 안 된다. 내게는 무수한 가능성이 있고 그 것들은 동대신문사의 한 일원으로서 발을 내딛는 순간 내게 열린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한 가능성을 선택했다. 양측의 옳고 그름을 세세히 밝혀내고, 그 장점을 통합해서 모두의 동국대를 만들어가는 것을 돕겠다고.

6개월의 수습 생활이 이제 막을 내린다. 수습기자에서 정 기자가 되는 것은 좀 더 많은 가능성을 담을 수 있을 기사를 내밀 수 있다는 게 아닐까?

결코 작지 않은 변화다. 그 동안 항상 곁을 지켜준 사범대 사람들, 내 부족함을 많이 채워준 신문사 사람들, 우리 담당 기자라고 자랑스레 말해주는 출입처 사람들…. 내 변화는 앞의 모든 사람들이 이끌어준 것이다. 이 변화를 토대로, 앞으로 내가 만들 가능성에 대한 각오(覺悟)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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