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철학과 Arnold Zuboff 교수 인터뷰

▲UCL 철학과 Amold Zuboff
UCL 철학과 건물, Arnold Zuboff(이하 아놀드 쥬보프) 교수의 연구실로 이어진 계단은 좁고 경사가 급한데다 삐그덕 거리는 소리마저 났다. 건물의 역사를 짐작케 해줬다. 멋들어지게 솟은 UCL병원과 세련된 공과대학 건물과는 사뭇 달랐다. 역사와 전통을 지키려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취재단이 찾아간 쥬보프 교수와도 닮아 있었다. 교수생활만 30년을 넘긴 노교수지만 그는 한국 대학생기자의 질문에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그는 코네티컷대학에서 석사학위,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과 영국대학을 모두 경험한 셈이다. 쥬보프 교수는 UCL의 역사와 철학을 힘줘 말했다 “제레미 벤담에 의해 1826년 설립됐다. 그 당시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는 일부 집단만을 위한 대학이었다. 그러나 UCL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계급, 종교,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입학을 허가했다”며 UCL의 설립취지를 역설했다. 이어 “벤담의 정신은 정말 다양한 인종과 국가의 사람을 UCL로 이끌었다. UCL의 힘도 이들의 조화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UCL의 구성원은 140여개 국의 각기 다른 국적을 가졌다. UN에 가입된 국가 192개국인 걸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쥬보프 교수는 이어 면담수업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철학과 역시 면담수업이 중요한 코스이지만 다른 학과와는 조금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 그는 “철학과의 면담수업은 에세이 위주다. 튜터들이 작문하는 것을 봐주고 매주 그들의 에세이를 가지고 토론을 한다. 면담수업은 확실히 실력을 높여줄 수 있다”며 “그러나 간과해선 안될 것은 철학은 추상적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튜터들이 에세이를 봐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 없이는 철학 공부는 깊이를 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철학은 프랑스어, 과학철학 등의 복수전공 코스를 가지고 있다. 쥬보프 교수는 학문융합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프랑스어, 과학철학 등의 통합과정은 기대되는 시스템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학문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으며 되도록 많은 학문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부과정은 여러 학문을 공부해보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문 융합은 대학원과정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서로 다른 학문분야끼리 연계연구는 새로운 관점의 연구를 가능케 한다. 인지과학, 과학철학과 같은 학문은 융합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학문이다”고 말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 쥬보프 교수는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로 기자를 대했다. UCL이 세계적 대학으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은 쥬보프 교수와 같은 자세 때문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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