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및 종단의 전폭적 재정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

이번 대학평가의 교수 연구부문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여부를 두고 교수사회와 대학당국이 마찰을 빚고 있다.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발표되고 난 뒤 대학당국은 지난 28일부터 대학순위 향상(向上)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지난 28일에 있었던 ‘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분석 결과 보고’에서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대해, 우리대학 결과 분석, 타 대학과의 비교 분석, 원인(原因) 분석 및 대책 마련과 관련된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는 교수 연구부문 순위 저조현상 원인에 대해 교수들의 저조(低調)한 논문 실적을 들었다. 또한 교수 연구부문 순위 향상을 위해 학교차원의 연구지원 필요성, 교수들의 재임용 및 승진기준의 강화 및 정년보장 교원의 연구 실적향상을 위한 제도 도입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대학평가에 관해 지난 2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단과대학별 연구실적 향상 방안 마련에 대해 단과대별 전체 교수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단과대별 교수회의에서 의결(議決)된 교수 연구능력 강화방안 및 지원 요청사항을 오는 14일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15일부터 23일까지는 단과대별 대책 및 요청사항을 검토하여 11월 초순 오영교 총장이 대학평가 종합대책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교수 연구부문 성적부진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에 대해 교수들의 태도는 냉담(冷淡)하다. 문과대학 A교수는 교수 연구부문 성적부진에 대해 “교수들은 장기적 계획을 세워 논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다”며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교수들을 압박하는 학교 측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과대학 B교수는 “이번 평가 결과는 한마디로 참담(慘憺)하다”고 말했다. B교수는 연구부문의 성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승진에 대한 부담이 없는 정년보장 교수 비율이 높은 반면 젊은 교수의 비율이 타 대학보다 적은 것이 이번 결과가 저조한 이유 중 하나”라며 “스타급 교수의 영입 및 재직 교수들의 연구에 대한 성과급 제도의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대학평가 결과를 바라보는 동문 및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동국미디어센터(http://www.donggukin.org)의 기사의견쓰기를 통해 아이디 ‘학부모’는 “교수의 임무는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다는 아니다”며 연구실적이 부족한 교수들을 비난했다. 덧붙여 ‘학부모’는 “교수연구부문의 결과는 정말 가관”이라며 “경쟁에서 뒤처지는 교수들은 스스로 나가게 하든지, 퇴출시켜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아이디 ‘제발’은 교수들에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진 못할망정 언제까지 발목만 잡을 생각입니까?”라며 “SKY로 일컫는 대학들과는 달리 우리대학은 확고한 입지를 갖지 못하기에 교수들은 그들보다 두배, 세배 이상 더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교수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로 했다.

또한 동국대학교 사이버 동창회(http://www.donggukjck.com)의 게시판에는 교수들의 연구실적 저조에 대해 학교당국 및 교수사회에 대한 원색(怨色)적 비판의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한편, 대학본부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정년보장을 받은 교수들의 비율은 약 52%정도이다. 교수들의 직급별 논문수를 살펴보면 교수 직급 1인당 평균 국제저명 논문 편수는 0.15편이며, 부교수 0.17편, 조교수 0.24편, 연구전담 교수 1.4편으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한해 논문수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3년간 교수 직급 1인당 논문실적을 살펴보면 논문 실적이 0점인 교수는 총 71명으로 교수 직급의 34.4%로 집계됐으며 3년 연속 논문실적이 0점인 교수는 총 13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3년 중 2년간 논문실적이 0점인 교수는 총 72명으로 집계돼 교수사회의 변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관해 교수들은 학교측의 연구지원이 부족하여 연구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바이오시스템대학 C 교수는 “노후화된 연구 장비로 인해 연구실적이 저조한 것”이라며 “학교 차원의 대폭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학교당국의 연구 지원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타 대학의 경우에도, 특히 대기업에 의해 재단이 바뀐 중앙대나 재단이 대대적인 지원을 펴고 있는 건국대의 경우 최근의 평가상승 분위기를 이끄는 동력으로 충분한 지원을 꼽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현재 재단 및 종단의 지원이 1년 예산의 10% 정도밖에 이뤄지지 않아 학교 재정의 약 80%가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기부액이 늘어나긴 했으나 종단과 재단의 협조가 없이는 교수 연구지원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찾긴 어렵다.

아이디 ‘동문’은 “조계종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재단 및 종단의 지원을 촉구(促求)하기도 했다.

이제 학교당국 및 교수사회는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물으며 잘잘못을 가리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현재 떨어질 데로 떨어진 학교 명성을 다시 회복하려면 한 네티즌의 의견처럼 모든 구성원들이 현재의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한마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학교 명성에 맞는 연구실적을 위해 학교당국, 교수사회, 재단 및 종단은 서로의 잘못을 반성하고 현 상황에 맞는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講究)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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