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이 영혼을’

  金文洙(김문수)의 작가활동은 지금까지 만 20年(년)을 헤아린다. 20년만의 세월을 통해서 金文洙(김문수)만큼 作家的(작가적) 성실성과 사회적 양심을 꾸준히 보여준 예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名作(명작)도 아니고 寡作(과작)도 아니다.
  발표를 서두르지 않는 대신 꾸준히 알찬 작품만을 만들어내며 쉬지 않고 精進(정진)하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文體(문체)도 성숙하고 諷刺的(풍자적) 技法(기법)등 技巧的(기교적) 반전을 거듭해 왔지만 그가 추구해온 테마는 거의 한가지 방향으로 집약된다. 사회적 제도와 역사적 운명관계속에서의 人間存在(인간존재)의 파악이 그것이다. 특히 短篇集(단편집)<바람아 이 영혼을>은 그 같은 테마를 더욱 深化(심화)해 나간 최근작들의 모임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남이’의 주인공 ‘우남이’는 K시에서 ‘우냄이’ 또는 ‘울냄이’로 불려지기도 하고 반편 맹추 등신등 노골적인 輕蔑(경멸)의 平稱(평칭)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그런데 ‘우남이’가 반편이 된 것은 한국의 歷史的(역사적) 현실에 있고 그 역사속에서의 우리 민족 자신의 과오에 있다. 아버지와 형수兄嫂(형수)까지 共産側(공산측)에 의해서 학살당한 그가 아무 죄도 없이 다시 右翼側(우익측)에 의해서 얻어맞고 반편이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를 우리는 ‘小說(소설)거리’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심한 매질을 받고 자라면서 拒否不能症(거부불능증)이 體質化(체질화)되는 것이다. 成人(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것이 계속된다.
  여기서 作者(작자)는 人間存在(인간존재) 또는 그 本質(본질)에 대한 특수한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다. 韓國(한국)의 일부 순수문학 작가들은 사회적 역사적 현실을 떠나서 인간을 探求(탐구)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金文洙(김문수)는 어떤 인간도 그같은 시간적 공간적 槪念(개념)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며 더구나 그같은 환경조건은 人間(인간)의 內面的(내면적) 本質(본질)까지도 파괴하고 變質(변질)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人間存在(인간존재)의 탐구라는 다분히 形而上學的命題(형이상학적명제)에 있어서나 또는 人間恢復(인간회복), 人間救援(인간구원)이라는 도덕적 과제와 그 社會正義(사회정의)의 실현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작가의 기능은 투철한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에 있음을 보여주며 作者(작자)는 이 테마를 계속 深化(심화)해가고 있다. 南北分斷(남북분단)의 현실이 빚는 男妹(남매)의 비극(‘바람아 이 영혼을’) 주민등록증 발급에서 겪은 어느 미장이 夫婦(부부)의 슬픔(‘指紋(지문)’) 제도를 운영하는 권력자에 의한 犯罪證據(범죄증거)의 날조(‘몰이’) 그리고 현대사회의 노인문제를 다룬 여러 작품들은 모두 그런 테마를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며 문제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겠다.
<30切版(절판)/한마음사發行(발행)/1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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