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국에서 건너온 50여편의 다큐 영상과 다양한 부대 행사 열려

‘다큐멘터리는 지루하다?’

다큐멘터리는 현실 세계를 다룬다. 항상 마주하는 현실 세계를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 도 있다. 그러나 다큐는 드라마,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요소가 있다! 꾸밈없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회에 대한 솔직한 시선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의 드라마틱함을 맛보고 싶은 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가슴 뭉클한 휴머니즘을 느끼고 싶은 자! 해외에서 건너온 명품 다큐들을 맘껏 포식해보고 싶은 다큐 매니아!

매년 이맘 때쯤 개최되는 ‘EBS 국제다큐영화제’(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이하 EIDF)를 눈여겨보자.
 


EIDF 2009는?

EIDF는 EBS 방송국이 다큐멘터리 시대정신을 계승(繼承) 하고, 세계 소통의 장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2004년 처음 개최됐다. 올해 여섯 돌을 맞은 2009 EIDF는 ‘지구, 더불어 사는 곳’ 이란 주제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7일 간 진행됐다.

 과거 행사와 비교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의 2009 EIDF는 다큐 상영 외에도 ‘감독과의 대화’ ‘마스터클래스’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매년 EBS는 EIDF 기간 동안 정규 프로그램 대신 출품된 다큐멘터리들을 방영(放映)한다. 이번 2009 EIDF에서는 지난해보다 편성 시간을 평균 1시간 늘려 약 하루 9시간 이상 EBS 채널에서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더불어 2009 EIDF에서는 역대 최고로 57개국 350편이 출품됐다. 출품작 중 엄선된 20여 개 국 50여 편 작품들 중에는 세계의 유명 다큐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았거나, 색다른 주제와 시도로 언론으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들이 존재한다. 바다 건너 한국으로 모셔온 명품 해외 다큐들을 통해 전 세계의 현장을 함께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 다큐에 담겨진 각 국의 생생한 문화와 일상생활을 맛보고 싶다면 EIDF로 향하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2009 EIDF는 ▲페스티벌 초이스 ▲해외수상작 특별전 ▲거장의 눈 ▲다큐, 예술을 열다 ▲카터, 알리 그리고 도르프만 ▲한국 독립다큐전 ▲아름다운 단편 ▲다시 보는 EIDF 2008 등 8개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페스티벌 초이스’는 총상금 2500만원이 걸린 EIDF의 경쟁부문으로 12편의 작품이 소개됐다.
이 해외경쟁 수상작 특별전(特別展)에서는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필름 페스티벌, 핫독 다큐멘터리 영화제 등에서 대상을 수상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작품성을 인정받은 다큐를 보고 싶다면 ‘페스티벌 초이스’ 섹션 부분의 영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직은 다큐멘터리 장르가 낯설고 긴 상영시간을 견디지 못할 것 같다면 30분 대의 단편들이 모여있는 ‘아름다운 단편’ 섹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화려한 무용과 멋진 음악이 곁들어진 다큐가 보고 싶다면 ‘다큐 예술을 열다’ 부문의 다큐를 보는 것이 안성맞춤! 지난해 EIDF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던 작품들도 역시 준비돼있다. 지난 해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대상작부터 시청자들이 최고로 뽑은 작품까지 상영한다. 보고 싶은 대로 자신의 다큐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는 다양한 다큐가 모여있는 곳이 EIDF이다.

제작자와의 만남도!

다큐 상영 후 그 다큐를 제작한 다큐멘터리스트와의 Q&A 자리로 바로 이어지는 곳이 EIDF이다. EIDF가 마련한 ‘디렉터 클래스’, ‘마스터 클래스’, ‘특별 클래스’ 자리를 통해 관객들은 다큐멘터리스트들과 다큐에 담겨져 있는 의미 및 제작 당시의 상황에 대해 진솔(眞率)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밖에도 EIDF 2009에서는 한국 방송촬영감독 연합회, 한국방송 작가협회, 한국PD연합회에서 마련한 다큐멘터리 제작 포럼도 개최됐다. EIDF에서는 다큐를 보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와의 소통을 통해 다큐의 의미를 토론해보는 자리도 활짝 열려있다.

TV와 온라인에서도

지난 21일 27일까지 EIDF 기간 EBS TV에서는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50분까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30분까지 다큐가 방송됐다.

또한 영화제 기간 동안 EIDF 주최 측은 포털사이트 ‘다음’과 연계(連繫)하여 다큐 온라인 상영관을 운영했다. EIDF에서 선정된 다큐 중 일부 작품들은 온라인 상영관에 등록돼 있어 직접 상영관에 오지 못하는 관객들도 다큐를 볼 수 있다. 지

난 4회, 5회 일부 EIDF 다큐 출품작들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을 배려해 지난 작품들도 온라인 상영관에 등록돼있다.

상영 기회가 한번 더!

아쉽게도 저작권 문제로 인해 영화제가 끝나는 27일 이후에는 EBS TV과 온라인 상영관에서는 더 이상 다큐를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EIDF가 선정한 명품 다큐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 EIDF 주최 측은 “‘페스티벌 초이스’ 총상금 2500만원이 걸린 EIDF의 경쟁부문으로 소개된 12편의 작품 중 수상작(受賞作)으로 뽑힌 작품을 10월동안 약 2주 간격으로 화요일마다 대학로에 위치한 ‘하이퍼텍 나다’ 에서 재상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는 현 시대에 대한 기록임과 동시에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상적인 삶에 피로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당신이라면, EIDF가 선정한 다양한 다큐를 통해 영상 속에서 다른 세계의 현실을 체험(體驗)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큐멘터리가 바로 우리의 삶이고, 우리의 삶이 바로 다큐멘터리 임을 느낄 때 비로소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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