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랑 서거(逝去) 20주기 추모 공연, 오는 11일까지 상연(上演)

리얼리즘 연극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가 故 이해랑 서거 20주기를 맞아 지난 18일부터 오는 10월 11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상연된다.

‘밤으로의 긴 여로’는 미국의 극작가 유진 오닐의 자전적 희곡으로 유명한 작품이며 유진 오닐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이기도하다. 1962년 故 이해랑 교수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연출해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됐다. 그 무대는 당시 젊은이들을 사로잡으며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해 연극계 최대의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여고생이던 손숙도 이 연극을 통해 연극인이 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심각한 내적 갈등을 겪는 어머니 메어리는 손숙이 연기하고, 탤런트 김석훈이 폐결핵을 앓으면서도 예술가의 삶을 꿈꾸는 작가 유진 오닐의 분신과도 같은 둘째 아들 에드먼드 역을 맡아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또한 지난 시절 가난으로 돈에 집착하게 된 아버지 타이런 역은 김명수가 연기하고, 끊임없는 소외감으로 알코올 중독자가 된 큰아들 제이미는 연극배우 최광일이 맡았다.

‘타이런 가족의 애증을 다룬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는 총 4막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르핀 중독으로 입원했던 어머니 메어리가 퇴원한 후 2개월이 지난 8월 어느 날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시간적 순으로 극이 진행된다.

타이런 가족은 증오와 사랑이 뒤범벅된 채 날카로운 말로 서로 상처를 주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집착을 되풀이한다. 자식들에 대한 기대가 체념과 절망으로 바뀐 부모와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쌓여가는 아들들, 그리고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며 꿈 많던 여학생 시절을 그리워하는 어머니. 극은 이 같은 타이런 가 5명에 의해 진행되며, 마침내 그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의 소중함, 사랑을 느끼면서 극은 마무리 된다.

한편, 이번 연극은 기존의 국내 공연이 주로 텍스트로 삼은 초판이 아닌 2판을 바탕으로 새로운 번역과 대본에 의해 제작돼 연극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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