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통한 인문학과 불교의 만남, 공원 속에서 시민들과 만나 삶과 인간에 대한 교감 나눠

우리대학이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NRF)과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상상으로 여는 인문학’ 인문주간 행사가 지난 19일부터 26일까지 우리대학 강의실 및 장충단(奬忠壇) 공원 일원에서 개최됐다.
문과대 주관으로 열린 이번 인문주간 행사는 ‘명상체험-중요적 삶과 노마드적 삶, ‘혼불’ 함께 읽기’, ‘장충단 심야 인문 강좌 -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및 ‘인문학적 상상력, 소통과 창조’, ‘남산에서 시인을 만나다’ 등 네 분야로 이뤄졌다.

인문적 상상력이 여는 삶의 아름다움

‘인문학적 상상력, 아름다운 삶을 열다-자기 변화로서의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주제는 효용만능이라는 문맥에 포획되어 있는 우리 현재의 삶을 반성적으로 성찰(省察)하고, ‘아름다운 삶’, ‘행복한 삶’의 조건이 ‘자기 변화’이며, 이러한 변화는 함께하는 것, 즉 다른 것을 만나서 자신이 변이(變移)하는 것임을 확인하고자 기획됐다.

또한 ‘장충단 심야 인문강좌-아폴론과 디오니소스’(강좌), ‘인문학적 상상력, 소통과 창조’(학술강연), ‘명상체험-중용적 삶과 노마드적 삶, ‘혼불’ 함께 읽기’(체험), ‘남산에서 시인을 만나다, 시적 상상력과 현대 삶’(답사 및 토론회)라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춤추는 세 개의 큰 마당을 마련하여 시민과 지역사회, 그리고 비인문학 전공자 및 비인문계열 직업 종사자 모두가 마음껏 소통하고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내고자 했으며, 또한 이런 ‘공감의 축제장’을 통해 인문학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과 인문학의 지평을 넓혀 나가고자 기획됐다.

명상체험, 중용적 삶 중요성 일깨워

지난 19일에 있었던 ‘명상체험-중용적 삶과 노마드적 삶, ‘혼불’ 함께 읽기’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법흥사에서의 템플스테이를 겸해 진행됐다. 이날 명상체험에는 우리대학 철학과 유흔우 교수와 정영효 시인이 참가했으며, 시민들과 함께 명상, 발우공양 및 장편소설 ‘혼불’에서 발췌한 글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지난 21, 23, 25일에 있었던 ‘장충단 심야 인문 강좌-아폴론과 디오니소스’는 유흔우, 오국근 명예교수, 봉일원 독어독문과 교수가 강의를 진행했다.

장충단 공원에서 진행된 시민인문강좌는 우리 인간과 사회에 내재하고 있는 아폴론적인 빛과 디오니소스적인 그림자는 과연 무엇이며 어떠한 모습으로 출현하고 있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극한 대립이 아니라 모순과 양극이 조화롭게 서로 공존(共存)할 수 있는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최됐으며, ‘이성과 감성의 이중주’, ‘글로벌 무대에서의 동질화와 이질화’ 및 ‘하이테크 문화와 하이터치 문화’란 세 파트로 분리해 강의를 진행했다.

‘글로벌 무대에서의 동질화와 이질화’ 파트의 강연을 맡은 오국근 교수는 “미국이란 문명이 인류사에 끼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면서 “미국을 연구하는 것이 곧 글로벌 시대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며 미국 문명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오 교수는 “현재의 글로벌 시대는 사실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글로벌 시대의 패러다임은 그대로 우주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이어진다. 이 우주의 패러다임을 길잡이로 삼기 위해 무수히 반복되는 불교의 세계관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충단 공원서 시민들과 인문강좌도

‘하이테크문화와 하이터치문화’ 파트를 맡았던 봉일원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는 하이테크 및 하이터치 기술을 이용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해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유발하고 있다”며 “이러한 감성을 자극하는 상술에 놀아나지 않기 위해 소비자주권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2, 24일에는 ‘인문학적 상상력, 소통과 창조’란 주제로 강연 및 토론이 있었다. 이 강좌는 ‘공학자가 말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및 ‘한국인문전통과 다문화 삶’의 두 파트로 각각 진행됐으며 윤재웅 국교과 교수, 전영일 건축공학부 교수, 최인숙 철학과 교수 및 박연규 경기대 교양학부 교수가 참가했다.

‘학자가 말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강연은 비인문학도를 대상으로 인문학적 상상력이 공학의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게 하고,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의 인문전통과 다문화시대에서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토론해보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지금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인문학의 위기’는 여러 차원을 포함하고 있지만, 대학내에서의 기피현상 또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인문학에 대한 비인문학도들의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동시대 대학내에서의 ‘인문학 운동’을 전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지난 22일 문화관 제 3세미나실에서 진행된 ‘공학자가 말하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강연에서 윤재웅 교수는 “인문학(人文學)의 위기라는 말이 떠돌고 있지만 인문 정신의 가치는 여전히 문명과 역사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인문적 교양의 질적 저하”라고 말했다.

또한 윤 교수는 “과학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세계지만, 감성이 넘치는 시부터 단순한 그림까지를 이해하는 영역은 인문학”이라며 “표현하기 어려운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고투(孤鬪)하는 분야가 인문학이다”라며 인문학의 정의에 대해 말했다.

이어 같은 날 두 번째 강연을 맡은 전영일 교수는 “지금 보이는 인문학의 위기는 취업 목적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생긴 착시현상”이라며 “인문학은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적합한 학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인문학은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확대ㆍ재생산하고 사회는 기술혁신을 유도하는 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인문전통과 다문화 삶’을 테마로 진행된 강좌에는 박연규 교수, 최인숙 교수가 참여했으며, 각각 ‘한국전통인문학의 성격’ 및 ‘다문화시대의 삶을 위한 인문학적 상상력’이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

딸각발이 혼 서린 남산에서 시 낭송

이번 인문주간의 마지막인 ‘남산에서 시인을 만나다. 시적 상상력과 현대 삶’은 인문학적 상상력, 즉 ‘자기 변화’를 위해 마련한 ‘여행’이다.

머리에서 가슴으로의 여행, 가슴에서 발에 이르는 여행의 체험으로 마련한 이 긴 여행을 견디게 해주는 힘은 우리의 ‘양심’과 ‘자부심’임을 확인해보고자 마련됐으며 이를 통해 삶의 현장을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창조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하는 것이 이 행사의 목적이다.

한편, 이번 답사 및 토론회에는 선상규 박사와 김갑기 국문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총 8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인문주간 행사는 지역 시민들과 어우러져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특히 경제불황으로 인해 삶의 근본적 가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