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춤의 言語(언어)로 한 발레댄서 투혼 그려내

  백야 (White.Nights)
  태양이 지지않는 ‘밤이없는밤’ 자유를 구하기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건 발레 댄서 니콜라이. 상실한 꿈을 되찾으려고 몸부림치는 탭댄서 레이몬드. 이들 둘은 끈적한 운명의 끈에 의해 白夜(백야)의 거리에서 만난다.
  사나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영상화했던 ‘사관과 신사’의 테일러 핵포드 감독이 당대 최고의 Heart.Maker답게 이번에 드라마틱한 요소가 가미된 액션과 스릴의 접목상태의 댄스영화를 ‘白夜(백야)’의 제목으로 내놓았다. 이 작품전반에 흐르는 굵은 선은 사나이의 우정과 예술적 정열, 그리고 뜨거운 남녀의 애정이다.
  예술의 자유를 찾아 조국을 버린 소련청년과 자국의 정책에 저항, 자유권을 이탈한 미국청년 이야기로서 주연의 니콜라이역으로 열연하는 미카일 바리시니코프는 극중의 니콜라이와 같은 운명을 겪은 실제 예술적 자유를 찾아 지난 74년 캐나다공연때 망명한 소련의 발레 댄서다.
  과거 망명당시에 겪었던 고통과 위험을 재현하는 극중의 스토리에서의 본인의 심정은 과연 어떠했을까?
  처음에는 서로 다른 예술세계로 갈등을 되풀이하지만 니콜라이와 결국 뜨거운 우정을 확인하는 미국인 댄서 레이몬드 역에는 미국 톱 쇼계에서 제일인자로 손꼽히는 탶댄서 그레고리 하인즈가 맡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명배우 잉그릿드버그만과 이탈리아 리얼리즘의 거장 로베르트 롯셀리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모와 재질을 천부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사벨라 롯셀리니는 여기에서 러시아인으로서 레이몬드의 부인인 다리아역으로 열연한다. 또 극중에 국가의 위신과 명예를 위해 냉혹하리만치 추적과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KGB의 귀신 차이코 대령 역시 전후 폴란드가 낳은 명배우 젤지 스코리모스키다. 그 밖에 니콜라이와의 사랑과 미움의 갈등속에서 그를 다시 국외로 탈출하도록 돕는 카리나 이바노바역의 헬렐 밀렌의 연기도 돋보인다.
  ‘백일의 밤’ 백야의 북극항로를 비행하던 런던발 동경행 747점보여객기가 갑자기 항로를 이탈, 소련의 노질스커 군사기지에 긴급 불시착하게 되는데 이 기체는 8년전 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유명한 발레댄서 니콜라이 로드첸코가 탑승하고 있었다. 이에 소련측은 미국인으로서 월남전을 반대하다가 망명, 소련에 정착한 레이몬드와 그의 미모의 부인 다리아를 사주하여 KGB의 차이코 대령은 교묘한 방법으로 니콜라이의 전향을 획책하기에 이른다.
  정통파 무용수와 브로드웨이의 톱 쇼계 출신의 탶 댄서 사이의 마찰은 자연적인 것이었지만 예술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구심력과 아내의 임신으로 인한 심적변화의 급격함은 니콜라이의 옛애인 카리나와 CIA의 탈출기회제공에 동참하게된다. 철의 장막을 벗어나는 이들의 탈출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일편의 조산을 느끼게 했다.
  미국대사관의 정문이 눈앞에 보이는 길위에서 니콜라이와 다리아, 그리고 차이코대령의 삼각선상의 심리변화과정의 추적묘사는 과히 이 작품의 포인트라 하겠다.
  덜익은 감은 씹은듯한 억지웃음에 이그러지는 차이코대령의 표정은 절로 희열을 맛보게 하는 피에르像(상)이다. 특히 기존의 ‘탈출영화’의 관념을 깨버리는 끝장면은 또 다른 탈출의 정석을 세우는 테크닉을 유감없이 보인 마지막 멋진 휘나래가 아니었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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