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리더스 인천 장봉 혜림원 봉사활동 현장 르뽀

‘테레사 효과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일평생 봉사와 사랑을 베푼 마더 테레사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자신이 직접 봉사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마더 테레사와 같은 다른 사람들이 행하는 선한 일을 바라보기만 해도 신체 내에 바이러스와 싸우는 면역물질 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지난 27일 약 80명의 108 리더스의 인천 장봉 혜림원 봉사활동에 동행한 기자는 ‘테레사 효과’에 의한 행복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거듭 생성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테레사 효과를 느껴라

장애인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봉사활동은 처음인 108 리더스가 봉사의 손길을 나누기 위해 향하는 곳은 ‘인천 장봉 혜림원’. 이곳은 ‘장봉도’라는 섬에 위치한 정신지체인 생활시설로 장애우들이 다시 사회의 평범한 지역 성원으로 되돌아 갈 수 있도록 재활 및 요양을 하는 복지시설이다.

오전 10시 30분 인천 삼목 선착장. 섬에 위치한 장봉 혜림원에 가기 위해선 인천 삼목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30분 이상 가야한다. 108 리더스 학생들은 출발 전 작은 돈을 모아 장봉 혜림원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했다. 한 학생에게 들고 있는 물품이 무엇이냐고 묻자 “육지와 떨어져 있는 장봉 혜림원의 사람들은 지리적인 악조건 때문에 외식하기가 어렵대요. 혜림원 사람들을 위한 작은 레스토랑을 체험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약 300인분의 고기를 준비했어요"라고 대답했다.

배에 올라탔을 때 거센 비는 멈췄지만 날씨는 여전히 흐린 상태. 이번 봉사활동에 대해 108 리더스 단장 윤형석(철학과3) 군은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그들과의 거리감이 좁혀지지 않을까요 ”라며 기대섞인 생각을 비쳤다.

적막했던 섬, 활기를 불어넣다

“어디서 왔어요?”
여기저기서 학생들을 마중 나온 장애우들이 108 리더스 학생들의 손을 내밀며 어눌한 말투로 반가움을 표현한다. 인사를 건네자 학생들은 아직은 어색하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김진희(경영학과3) 양은 “처음엔 장애인이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거부감이 들었지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와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점심시간부터 학생들과 장봉 혜림원 장애우들과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학생과 장애우가 함께 어우러지는 식사시간. 식탁에 자리를 잡고 이미 식사를 하고 있던 장애우를 보고 어디에 앉아야 하나 쭈뼛쭈뼛 식판을 들고 고민하는 학생들도 눈에 띈다.

“여기 앉아”, “많이 먹어” 말을 건네주는 장애우들 맞은 편에서 식사를 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났다. 식사시간에는 “형 몇 살이세요? 전 25살이요” 통성명을 하며 넉살좋게 식사를 같이하는 남학생들도 보였다. 학생들의 방문에 시끌벅적해지자 식당 아주머니는 ”작은 식당이 젊은 학생들로 가득 차니 생기가 넘쳐나네“ 라며 즐거워했다. 108 리더스 학생들의 방문이 적막했던 장봉 혜림원에 활기를 불어 넣는 모습이 정겨웠다.

손길이 필요한 곳 어디든

오후에는 40명씩 총 두 조로 나눠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한 팀은 외부 환경 봉사를, 또 다른 한 팀은 1 : 1 장애우와의 만남을 통한 친목 도모를 담당했다. 전등 갈기, 빨래 널기, 그리고 잡초 뽑기 등 우리에게는 손쉬운 일로 느껴지지만 1급 정신지체장애인이 해결하기엔 어려운 일이 곳곳에 존재했다. 외부 환경 봉사팀의 업무는 잡초 뽑기 및 배수로 공사, 거름 주기 등 일손이 부족하기에 평소에 이뤄지지 못했던 환경 개선 및 농사일에 주력했다. 한 손엔 낫, 머리엔 수건을 쓰고 뜨거운 햇빛 아래 혜림원 운동장의 길게 자란 잡초 제거 작업을 시작했다. 사다리에 올라가 각 집마다 전등 갈기를 한 고현우(전기공학3) 군은 “우리에겐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전등 갈기만으로도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니 기쁘네요”라고 말했다.

몇시간만에 10년지기 친구처럼

같은 시간 1:1 봉사 팀은 바닷가를 거닐며 장기자랑 및 대화의 시간을 나눴다. 그들은 해안 모래밭을 무대삼아 회색빛의 갯벌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래자랑대회를 개최했다. 학생, 장애우가 2인 1조로 나와 흥겹게 춤을 추고 장단을 맞추는 모습에선 더 이상 그들 사이에는 경계가 없었다.

1박 2일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배를 타고 돌아오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는 테레사 효과가 나타나듯 밝은 미소가 서려있었다.

봉사활동을 통해 진정한 환희를 느낄 수 있다는 간디의 말처럼 108 리더스 학생들의 마음에 장봉 혜림원 사람들의 소박한 행복을 담아 온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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