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하고 남은 돈 29만원?’ 추징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법정에 섰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인쇄된 포스터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본교에서 진행된 5.18 주간 행사를 위해 제작된 포스터였다. 권오상(법2) 군은 이러한 5.18주간 행사를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기획한 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큰 행사를 기획한 경험이 거의 없던 권 군이 이번 행사를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5.18 민중항쟁에 대한 그의 남다른 관심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영화 ‘꽃잎’을 본 후, 평소 습관대로 관련자료를 찾아보면서 5.18 민중항쟁에 대해서 처음으로 알게 됐어요. 군부정권의 잔인함에 정말 화가 나더군요.”
특히 그는 5.18 민중항쟁에서 끝까지 광주를 지킨 ‘민중의 힘’에 주목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소외받는 계층에 대한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5.18 민중항쟁을 주도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숨을 거두었지만 항쟁이 끝난 것은 아니에요. 일용직 노동자들이나, 철거민들을 비롯한 민중들이 억압받고 있는 한 항쟁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권 군에게 있어서 민중은 현대사회의 어제와 오늘을 바라보는 ‘창’인 셈이다.
그는 이번 행사를 진행하면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한다. “5.18 민중항쟁에 대한 학생들의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실제로 발족식과 토론회는 10여 명 남짓한 소수의 사람들만이 참여했고 그나마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던 영화 상영도 장비문제로 진행되지 못했다. 결국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 셈이다.
하지만 권 군은 이번 일을 경험 삼아 새로운 계획을 구상중이다. “제주 4.3항쟁이나 다른 여러 가지 민중항쟁을 묶어서 행사를 진행해보고 싶어요. 그때는 준비를 일찍 시작해서 철저하게 하고, 홍보활동을 활발히 할 생각이에요.”
‘민중’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가고 있는 권 군.  민중의 힘을 ‘희망’이라 이야기하는 권 군과 같은 이들이 하나 둘 늘어갈 때 우리는 진정한 5월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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