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하나되는 축제로 거듭나야

2003년 목멱대동제는 ‘우리 PEACETIVAL’이라는 기치 아래 지난 20일부터 3일간 진행됐다. 이번 대동제는 대학축제의 큰 흐름인 반미·반전 평화를 주제로 열렸으며 예년에 비해 총학생회(회장=유영빈·경영4)가 진행한 행사가 풍성했다.
또한 시작 바로 전 주에 5.18주간을 마련해 학내 사안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노래경연대회, 스타크래프트 예선전을 치러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힘썼다. 뿐만 아니라 학과실 꾸미기 대회, 새내기 농구대회, 6.15 김밥말이 등 구성원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들도 많이 마련됐다.
동악 곳곳을 축제의 장으로 이용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다. 동국관과 명진관 위주로 진행된 예전과 달리 올해는 신 도서관, 팔정도, 학생회관, 학림관 부근에서도 많은 행사가 이뤄졌다. 이는 학과별 행사가 양적으로 증가한 점에서 연유한 것이다.
하지만 주제와 관련한 주요 행사가 6.15 김밥말이, 반미그림전시회에 불과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준비 미흡으로 인해 행사 시작 시간 연기와 학과 행사의 대부분이 주점 일색이라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다. 그 중 수익금을 ‘이라크 난민을 위한’‘화재사고로 목숨을 잃은 경영대 학우를 위한’취지로 사용하는 일부 학과 정도가 눈에 띠었다. 전반적으로 각 학과에서 진행한 행사가 최근 몇 년과 다르지 않아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상업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높았다. 특히 올해는 외부 상인들이 크게 증가했으며 후원 업체의 광고도 예년보다 증가해 축제 분위기를 흐렸다는 평가다.
반면 축제 기간 내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축제의 상업성을 감시하는 ‘대동제 지킴이’프로그램을 만든 이화여대의 사례는 본보기로 삼을 만 하다.
주차 문제 역시 고질적인 문제로 남았다. 축제 기간 동안 구 도서관과 원흥관 부근의 주차를 막아 정각원과 동국관 일대는 ‘자동차 축제’를 방불케 했다. 신축 도서관 지하 주차장으로 인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을 기대했지만 번거로움을 이유로 지하 주차장을 외면해 이러한 기대는 무너졌다.
큰 행사 때마다 지적되는 쓰레기 문제는 이번 대동제에서도 해결되지 않았다. 홍보 포스터와 일회용품을 그 주범으로 꼽을 수 있다.
연세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기간동안 분리수거, 일회용품 쓰지 않기 운동을 벌인 후 폐막식 날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와 관련해 정재욱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이러한 운동이 축제의 한 행사로 자리잡으면서 올해 대동제는 쓰레기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참여 부족 문제는 축제의 주인이 바로 학생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21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커플최강전은 참여부족으로 취소됐고 6.15 김밥말이도 참여 학과가 네 팀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 올해 대동제를 기획한  김성호(정보관리4) 총학생회 사무국장은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했지만 학생들의 무관심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의 행사를 늘리는 것이 과제”라고 덧붙였다.
대동제가 진정 학생들과 호흡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행사 주체와 향유자를 불문하고 축제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축제는 단지 흥청망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이다. 대동제는 ‘즐기려 하는 자만 즐길 수 있는’ 학생의, 학생들에 의한, 학생들을 위한 축제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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