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광장으로 나온 맑스와 조우하다

지난 23일부터 3일간 맑스를 ‘다시’ 논하는 뜻깊은 ‘축제’, 맑스코뮤날레가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렸다.
이에 오늘날 왜 맑스가 유효한지 그 현재적 의미를 찾아본다.
-편집자-


“객관적 진리가 인간의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의 문제다. 철학자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맑스의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의 일부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는 생각은 실천으로 행동하는 고민에는 비할 수 없다.
이처럼 최근 자본주의적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현 세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안을 ‘맑스’로부터 찾고, 실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바로 ‘제1회 맑스코뮤날레’로 지난 23일부터 3일간 ‘지구화 시대 맑스의 현재성’을 주제로 이화삼성교육문화관에서 열린 대규모 학술문화행사다.
지난해 9월 진보적 학자 230여명이 맑스코뮤날레 조직위원회를 결성, 장기간의 준비 끝에 개최된 이번 행사에서는 산업사회학회, 한국철학사상연구소,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등 맑스를 연구하는 단체가 총 망라돼 60편 이상의 논문이 발표됐고, 학술토론은 총 3부 11섹션으로 진행됐다.

1부 ‘맑스주의의 쟁점들’에서는 맑스주의와 △철학 △정치경제학 비판 △정치·사회이론 △역사 △문예·문화이론 △종교 △확장과 비판 등 7개 분야의 쟁점을 주제로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또한 2부 ‘현대세계와 현시기의 한국사회’는 △현대 자본주의 △현 시기 한국사회의 성격 규명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됐으며, 3부 ‘역사적 사회주의 평가, 변혁운동, 그리고 이행의 전망’은 △현 시기 계급투쟁과 저항 형태들 △역사적 사회주의 평가, 이행과 변혁의 전망을 주제로 다양한 변혁운동의 모습들을 살펴보고 구 소련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사회주의에 대해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논문의 내용은 맑스의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견지하는 견해에서 맑스 이론의 일부를 차용하거나 이를 재정립해 현실 분석의 틀로 삼는 경우까지 다양했다.
‘맑스와 프로이트’‘보편적 맑시즘’ 등 맑스주의를 재해석하고 필요한 부분에서 접합을 시도한 논의도 전개됐다. 21세기 진보적 사회 흐름에 맞게 다양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 맑스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90년대에 한국지식사회에 급속히 유입된 푸코, 알뛰세르, 들뢰즈 등 포스트구조주의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개진되기도 했다.
이 중 탈근대주의와 맑스주의의 연대를 모색하는 제3의 대안을 내놓은 ‘탈근대적 맑스주의의 새로운 계급논의(신조영)’를 비롯, 리얼리즘 이론의 용도폐기론에 대해 반박한 ‘리얼리즘과 생산이론(양종근)’, 반변증법적인 들뢰즈와 맑스학의 관계를 정립한 ‘이데올로기의 종말과 종말의 이데올로기(김범춘)’등은 주목할 만했다.
이처럼 맑스주의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통찰한 맑스주의의 복원을 통해 오늘날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논지가 공통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맑스코뮤날레의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학술행사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가들이 진보적 이론과 연대하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들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개막문화제 ‘맑스야 놀자’와 페막문화제 ‘즐거운 혁명, 젊은 연대’는 영상물 상연에서 풍물패와 예술단, 락 밴드 공연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자리로 치러졌다. 뿐만 아니라 관련 그림과 조각 등의 전시회도 함께 진행돼 이번 맑스코뮤날레는 그야말로 학술행사와 문화행사가 만나 어울린 ‘축제’의 날로 손색이 없었다.

<맑스의 저작>
1842 루게와 함께 독불년지(獨佛年誌) 출간
1843 헤겔 법철학 비판서설 집필
1844 경제학·철학 수고(手稿) 집필
1845 엥겔스와 ‘신성가족’ 공동 집필
1846 독일이데올로기 집필
1847 프루동의 ‘빈곤의 철학’을 비판한 ‘철학의 빈곤’ 집필
     공산주의자 동맹에 가입, 엥겔스와 함께 강령인 ‘공산당 선언’ 발표
1850 프랑스의 계급투쟁 집필
1852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 집필
1859 경제학 비판 간행
1867 자본론 제1권 출판
     (자본론 2, 3권은 맑스 사후 엥겔스가 1885년, 1894년에 각각 출판.
     자본론 4권은 카우츠키에 의해 1905∼1910년에 ‘잉여가치학설’이라는 이름의 독립된 형태로 출판)

<맑스사상의 사회학적 이론>
△비판이론
개인에 대한 자본주의의 지배 강조, 비판.
사회질서의 원천과 노동력 폭로, 대안 제시.

△세계체계 분석이론
맑스주의적 분석이 민족국가 내의 계급관계를 넘어서 민족국가간의 지배와 종속체계로 확장.

△국가론
국가의 핵심구성원과 정책이 경제엘리트에게서 나온다는 이유로 국가를 지배계급의 도구로 간주.
근대국가는 거대 독점기업이나 소규모 경쟁기업과 같은 경제행위자로 간주.

△구조주의
표면적 사회구조는 심층적이고 덜 가시적인 구조의 표현.
맑스이론에서는 잉여의 사적 전유와 잉여를 생산하는 집합적 조직 사이의 계급관계 모순이 특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

△중범위이론
맑스이론은 특별한 주제가 항상 발견되는 특수한 영역에서 발생.
국가 또는 국제관계는 물론 민족적 연대, 범죄와 사회통제, 공동체의 성장과 발전, 이론화한 다른 영역에도 관심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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