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난 책장에서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보통 책보다 작아서 눈에 들어왔던 걸까. 내 한 손 크기 정도의 이 책은 나에게 큰 무언가를 주었다.

우리들이 사소하게 생각하고 무심코 넘겨왔던 사실들이 이 책에서는 가장 핵심이 되고 중심이 된다. 어떤 사람이 재미없는 이야기를 했을 때 우리들은 보통 “그거 너무 썰렁하다”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말 한마디로 냉랭했던 분위기가 수습되면서 그 사람에게는 최대의 구원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그야말로 항상,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깊은 뜻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고 상상이나 해봤겠는가.

이런 비유를 해보려고 한다.
책은 작은 손거울이다. 작지만 예전에는 미처 보지 못했던, 분명히 항상 내 곁에, 멀지 않은 곳에서 나와 함께 있었지만 관심이 없어서 알지 못했던 여러 사실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쩌면 지금 이 세상은 사소한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눈을 둘 만큼의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바빠서 혹은 너무 힘이 들어서 무심코 지나쳐버리던 그 무언가가 어느 날 갑자기 새롭게 다가왔을 때, 당신은 또 다른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작은 손거울을 통해 또 다른 곳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예나(문과대 어문학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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