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이권다툼 치열 … 이라크 재건·세계경제에 영향미쳐

이라크 전쟁과 미국 패권의 충격 요인으로 이미 취약해진 세계경제는 결정적인 일격을 당했다. 전쟁 이후에 아랍의 테러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새로운 불안감이 생기면서 이라크 석유산업의 회복이 지연되고 국제유가도 불안정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이 끝나면 석유산업이 고용창출의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전후 복구와 경제난 해결을 위해 석유 산출량을 늘릴 수밖에 없으므로 유가는 내려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결정적으로, 세계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전후계획 만큼이나 예상을 빗나갔다. 이라크의 전후 복구사업에도 점차 비관론이 대두되고 있고, 석유를 둘러싼 국제적인 분쟁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이라크 뿐만 아니라 전체 이슬람 국가 사이에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미국에 대한 보복 테러가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석유 산업의 활동은 축소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라크 전쟁의 경제적 여파의 연장선 상에서 볼 때 이라크 석유산업의 장래는 어떠한가.

지난 3월, 전쟁을 통해 미국은 중동지역의 석유패권을 장악했다. 이라크 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은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11%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지중해 카스피해 인도양 사이의 송유관을 차지할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 북부 최대 유전지대인 키르쿠크와 터키의 케이한항을 잇는 950km 길이의 파이프라인에 원유가 흐른 것은 미국이 주요 전투 종료를 선언한 지 석달 보름이나 지난 8월 13일이었다. 현재 이라크의 원유생산 및 수출량이 정확하게 발표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6월 중순까지 150만 배럴을 생산하겠다는 애초 목표와 달리, 이후 7월 말로 목표시가 늦춰졌다. 이제는 연말까지 200만 배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당분간 일일 생산량이 90만 배럴 이하가 될 것이다.

석유가 이라크 재건설의 경제적 원천이 될 수 있음에도 내외부적인 석유에 대한 이권다툼으로 인해 이라크 재건은 쉽지 않다. 부시행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상황 하에서 외국계 회사와의 석유수출계약은 단지 미국의 이익을 위한 일방적인 행위일 뿐이다.
이라크 석유수출대금이 이라크의 발전을 위해서 쓰일 수 있도록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석유판매계약 감독기구를 창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반 없이는 이라크 석유개발은 오히려 경제와 정치의 발전을 막는 요소가 될 것이다. 엑슨이나 할리버튼 같은 미국 기업과의 계약은 결코 이라크의 성공적인 재건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이라크 석유는 전체적인 세계 석유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미미한 영향을 줄 수 있을 뿐이며, 국제유가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경우에 따라 급변하게 될 것이다.

김 중 관
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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