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업을 들어야 졸업할 수 있어요. 제발 수강할 수 있게 해주세요.”
지난 수강정정기간 경영대 교학과. 일부 경영학과 4학년 학생들이 추가인원충원을 애원하고 있다. 해당학년·학과생조차
다 듣지 못할 정도로 타전공 학생까지 수업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정이 절박한 학생들은 추가로 수강인원에 포함됐지만 강의당 수강적정인원이 20%이상 초과해 강의여건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비단 경영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문방송학과와 광고학과 등 일부 인기학과에서는 매학기 수강정정기간이면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반면, 기초학문으로 여겨지는 일부학과의 강의실은 이와 대조적이다.
전공수업의 학생수가 인기학과 조별인원인 10명 안팎이거나 심지어 인원이 부족해 폐강위기에 처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대체로 경영학 전공자를 우대하잖아요.”
“매체·이미지산업이 유망산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신방과나 광고학과가 인기잖아요.”
응용학문으로의 편중과 이에 따른 기초학문위기는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그러나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에서 학생 탓만 할 수는 없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관문으로 여겨지고 있고 기업 역시 마케팅을 무엇보다 중시해 경영학 등의 전공자를 우대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부정책마저 이를 뒤쫓아 국고지원금은 기초학문보다 응용학문에 집중투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경원대를 비롯한 몇몇 대학은 기초학과를 폐과하는 등의 학과구조조정을 단행해 학생·시민단체의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본교는 아직 이런 상황에까지 처하지는 않았지만 기초학문위기는 비켜갈 수 없는 현실이다.

대형강의실에서 마이크 없이는 수업을 진행하기 힘든 모습. 인원이 적어 폐강위기에 처한 기초학문 수업. 개강 첫 주, 우리 대학사회의 씁쓸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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