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지만 무거운’ 일상 속 이야기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다가온 가을을 맞아 찾은 서점에서 눈에 띤 변화가 느껴진다. 글에 만화나 그림이 첨부돼 새로운 느낌을 주는 형식의 책들이 진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눈에 띠었던 것은 ‘파페포포 메모리즈’란 책이다. 교보문고 등 대형서점의 베스트 셀러 목록에서 오랜 기간 빠지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탓이다.

파페포포 메모리즈는 누구나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의 추억과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을 사랑, 의미, 관계, 시간, 추억의 5가지 테마로 나눠 만화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한번 보고 시간이 흐른 후에 잊을만한 단순한 만화책은 아니다. 주인공의 일상 속에서 표현되는 내용이 독자들의 가슴속에 있던 경험이나 추억들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을 하고도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이유는? 내가 준 선물, 그것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은 어리석은 마음 때문. 그러면 사랑이란? 내 욕심을 그 사람에게 강제하지 않는 것’ 등과 같은 식의 짧지만 감동적인 에세이적 글은 이미 끄집어낸 독자들의 추억을 다시 한번 되씹어 보게 하고 결국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게 만든다.

만화로 표현돼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한장 한장을 넘길 수 있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 속 감동과 자극을 받게 만드는 파페포포 메모리즈. 독서의 계절이라는 압박에 왠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은 가을, ‘가볍지만 무거운’ 이러한 책으로 압박에서 벗어나 보는 것은 어떨까.

정은경 (불교대 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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