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않고 정론직필의 한 길로

갇혀있는 새는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나 역시 지난해까지 입시라는 감옥에 갇힌 한 마리의 새였다.
때문에 대학은 입시라는 감옥에서 벗어난 무한한 자유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과 연이어 보도되는 시위는 내게 새로운 문제의식을 계속해 던져줬다.

그제서야 아직도 완전히 자유롭고 평온한 사회에 있지 않음을, 이대로의 대학생활은 새로운 감옥으로 옮겼을 뿐 여전히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러던 중 눈에 띤 것이 신문사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였다.
이렇게 학기초인 3월부터 시작된 나의 신문사 생활은 잠깐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을 만큼 빠르게 돌아갔다. 빡빡한 취재 일정과 밀린 청탁, 정해진 기사 마감 시간은 나를 죄어왔고 늦은 귀가 시간 때문에 생긴 부모님과의 마찰은 날 더욱 지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신문사는 그보다 더 큰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날개’를 주었다.
지난 5월 비정규직 노동자 인터뷰를 위해 학생기자라는 배짱 하나로 대학로에 나갔다.
“사람답게 살 최소한의 권리를 달라”는 외침을 직접 들었을 때야 비로소 그동안 가지고 있던 못난 편견에서 벗어났음을 알게됐다.
그 순간 현장에서 배운 그들이 처한 환경과 사회의 모순을 다른 이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가슴에서 솟구쳐 올랐다. 이후 취재를 할 때 누군가 떠밀어서 하는 게 아닌 스스로 나서서 현장을 향해 뛰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난 6개월 간 세미나, 농활 등 신문사의 일정들과 6·13추모대회, 사회 문제 관련 토론회 등 학외 행사들의 경험은 나 자신을 한층 성숙하게 했다.
이제 ‘서투름’을 용서받을 수 있는 수습이라는 특권을 벗어버리고 한층 가벼워진 몸으로 높은 창공에 날개를 편다.
그리고 내 이름의 뜻처럼 ‘진실로 믿을 수 있는’기사로 세상 멀리까지 바른 목소리를 낼 것이다. 나는 오늘도 독자의 작은 목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첩과 펜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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