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지 않고 정론직필의 한 길로

길을 걸을 때 앞을 보는 것이 보통이지만 난 앞보다는 옆을, 가까운 곳 보다는 먼 곳을 본다. 이는 항상 기사거리를 찾아야 하는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레 생긴 버릇이다. 지난 6개월의 시간동안 신문사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작은 생활 습관부터 사고방식까지 참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 새터 신문에서 수습기자 모집 광고를 본 날부터 신문사에 꼭 들어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장래희망이 기자이기에 직접 신문을 만드는 것은 무척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막상 신문사에 들어와 취재와 기사를 쓰는 과정은 즐거웠지만, 항상 24시간이 부족해 허덕이는 나를 볼 때면 ‘왜 이렇게 살아야 되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많았다.

지난 5월 노동절을 맞아 현장 취재를 나간 적이 있다. 이주노동자 취재를 맡았지만 잠재된 선입견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가 힘들었다. 겨우 용기를 내서 건넨 질문에 “살기 위해서 한국에 왔어요. 하지만 밀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쫓겨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에요.”라고 대답하는 네팔 청년의 목소리는 너무도 절박했다. 내가 한국사람인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한 언론에서 그 청년은 거칠게 투쟁하는 불법체류자로만 비춰지고 있었다. 의도대로 여론을 몰고 가는 왜곡 기사를 보자 언론의 자세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그리고 언론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뉴스를 보면 세상이 무서워서 보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언제부턴가 언론의 초점이 사람들을 경악케하는 특종에만 맞춰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언론의 역할은 사람들을 사회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이는 사회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통해 가능하다.

난 독자들이 우리 학교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기사를 쓸 것이다. 잘못된 일을 비판하는 기사라 할지라도 치열한 고민을 토대로 한 적절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학교에 대한 사랑고백이 아닐까. 독자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그 날까지 내 구애작전은 계속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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