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바미안 석불’도 되살렸죠”

박 진 호(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지금은 2003년이지만 지난 8월 약 100여년 전의 청계천의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 실제로는 복원되지 않았지만 디지털 기술을 통해 영상으로나마 복원한 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본교의 박진호(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군.
박 군이 되살려낸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노아의 방주, 미륵사의 금당벽화, 황룡사 9층 목탑 등이 그의 손을 거쳐 재탄생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복원하는 ‘디지털 복원’을 10여년 동안 해 온 박 군은 명실공히 우리나라 제1호 디지털 복원 전문가이다.

박 군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복원에 뛰어들게 된 것은 2000경주문화엑스포에서 신라의 서라벌을 가상현실로 영상 복원하면서 부터다. 그는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기술과 신라의 장대함에 감탄했을 때 느낀 자부심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 복원이 역사를 ‘깨우’는 일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라 힘들지만 의미있는 일이라 즐거워요.” 그는 자신의 일에 문화사적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즉 문화재를 재탄생시켜 과거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본교 대학원에서 불교 미술사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러한 자긍심 때문이다.

그는 디지털 복원을 위해서라면 먼길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지난해 복원된 ‘바미안 석불’은 그가 직접 아프간에 가서 조사해 완성한 것이다. 그는 5세기 당시의 바미안 석불을 모형으로 제작해 아프간 문화부에 제공, 바미안 석불 재건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앞으로 복원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죠. 북한의 문화재 중 복원하고 싶은 것은 1천개도 넘는걸요”라고 말하는 박 군. 그의 모습에서 남다른 욕심과 문화재에 대한 유별난 애정이 돋보인다.

‘한국 디지털 복원 연구소’를 만들어 문화재 복원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 공간을 갖고 싶다는 꿈을 가진 박 군. 과거의 문화재를 살림으로써 우리나라 문화사 뿐 아니라 세계 문화사에 새로운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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