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동기에서 연인으로… 친한 친구같은 ‘닭살 커플’

공휴일을 맞아 많은 인파들로 붐빈 지난 3일 남산. 본교 백승현·이소호(불교대1) 커플이 본교 정문을 출발해 케이블카를 타러 가고 있었다. “소호하고 같이 있으면 무엇을 하더라도 즐거워요”라는 백 군. 그의 말처럼 산을 오르는 그들의 표정은 마냥 즐거워 보인다. 학부 동기에서 연인으로 발전해 연애를 시작한지 75일 된 이들 커플은 보통 동갑내기 C.C들의 특징인 친한 친구와 같은 모습이다.


# 남산에서

“처음 타보는데 너무 기대돼요.” 이 양은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다. 산 높은 곳에 보이는 서울타워 전망대까지 외줄에 매달린 채 3분간 운행하는 남산 케이블카는 지난 62년 운행을 시작해 40여년의 역사를 지녔다. 외줄에 매달린 채 운행하기 때문에 밑에서 보면 아슬아슬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그 어떤 이동수단보다도 안전하다고 한다. 미끄러지듯 출발한 케이블카의 창 밖으로 서울의 전경이 펼쳐지자 이 양은 “이런 기분이구나. 오늘 날씨가 좋아서 엄청 멀리까지 보인다”며 창 밖을 바라보느라 정신이 없다.

케이블카로의 짧은 등반을 마친 이들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봉수대. 봉수대는 조선시대 통신수단으로 이용된 시설로 불과 연기를 통해 외침 등을 알리는 데 쓰였다고 한다. 백 군과 이 양은 “수업시간에 배운 적이 있는데 실제로 보니 신기하다”며 내부와 외부를 이곳저곳 자세히 살펴봤다.
학교에서부터 쉬지 않고 2시간 가량 움직인 이들도 지쳤는지 팔각정이 보이자 그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둘의 티격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울타워가 움직이는 것 같아”라며 머리 위의 타워를 바라보며 이 양이 말하자 “바보야, 구름이 움직이는 것이잖아”라며 백 군이 핀잔을 준 것.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던 둘의 사랑싸움은 대부분의 커플이 그러하듯 역시 여자인 이 양의 승리로 끝났다.

이어서 이들은 서울타워로 향했다. 서울타워에는 ‘지구촌민속박물관’ ‘입체영상관’ ‘전망대’ 등의 많은 시설이 있는데 이들은 오늘 전망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전망대에서 서울시내의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을 하던 이들이 본교가 보일 것이라고 본교를 찾기 시작했다. 잠시 후 “와, 저것은 명진관이고 저것은 도서관이네.” 서울타워에서 학교가 보인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이들의 손가락 끝에는 본교의 전경이 있었다.

 


# 명동에서


서울타워 구경을 끝내고 이들은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다. 이어서 이들이 향한 곳은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명동. 명동에 도착한 이들은 음식점부터 찾았다. 서울타워에서 “수제비 먹고 싶어”라고 말한 이 양의 말을 기억하고 있던 백 군은 수제비가 있는 음식점으로 들어갔고, 낚지볶음과 수제비를 시킨 이들은 서로 먹여주며 즐거운 식사시간을 가졌다. “어! 나 저 옷 마음에 들어.” 명동거리를 구경하던 백 군의 말에 둘은 옷 집에 들어가서 여러 옷을 구경했다.

 “이 옷 입으면 너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는 등의 말을 하며 한참 동안이나 구경을 했지만 예상외로 이들의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충동구매는 좋지 않아요”라며 남자친구의 충동구매를 막았다는 것에 뿌듯해 하는 이 양의 말을 끝으로 이 날의 데이트는 끝이 났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오랜 연인처럼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는 백승현·이소호 커플. 이들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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