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로 얻은 ‘나만의 천사’

저는 올해 3월에 복학한 공대 복돌이 입니다.
복학한 후 어느 날, 학생회실에 앉아있던 ‘천사’를 발견했습니다.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다가 문득 ‘저 여자를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에게 말을 걸거나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학업조차 포기할 것 같아서였죠.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잊혀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생각이 날 뿐이었습니다. 이대로 포기한다면 나중에 무척이나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결심을 하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제 친구와 친해서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죠. 점점 더 그녀에게 빠져들었고, 마침내 주위에서 우리를 연인관계라 할 만큼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오빠, 우리 그냥 편한 선후배로 지냈으면 좋겠어요’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저에겐 매우 큰 충격이었고, 끊었던 담배를 연이어 3대나 피웠습니다. 그 후, 그녀가 제게 인사할 때마다 감정을 숨긴 채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곤 했습니다.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던 제 모습을 숨긴 채 말입니다.

5월 14일 로즈데이날, 저는 문득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친구에게 돈을 빌려 장미 백송이와 카드를 주문해 그녀와 제가 함께듣는 수업의 강의실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수업시간. 교수님이 수업 중 갑자기 나가시더니 1m 정도 되는 크기의 빨간 꽃상자를 들고들어오시면서 그 애의 이름을 호명하셨습니다. “장미꽃 100송이 배달왔네요”라는 교수님의 한마디에 그 자리에서 수업을 받는 50여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감탄사를 내 보이며 부러운 마음에 수근수근 거렸고, 교수님 역시 “학교 교직생활동안에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면서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물론 그 애 또한 얼굴이 새빨개지며 좋아하는 모습이 역력했구요.

그 사건을 계기로 우린 예전보다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열흘 뒤, 그녀의 동아리가 학교 근처 카페에서 일일찻집을 했습니다. 그녀, 제 친구와 함께 마지막 공연을 보던 중, 사회자가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컴공과 김영주씨 앞으로 나와주세요.”

갑작스런 상황에 사람들이 당황했지만 저는 담담하게 무대위로 올라가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공연 보러 오신 분들한테는 죄송하지만 잠시 할말이 있어서 나왔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여기 있는데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싶습니다”라며 5분여간 말했던 것 같습니다. 마침내 전 “내 사랑을 받아주겠니? 받아줄 수 있으면 여기로 나와서 이 꽃다발을 받아줘”라고 말했고, 우뢰와 같은 함성 속에 그녀는 얼굴이 빨개지며 무대로 나와 제 꽃다발을 받아주었습니다. 물론 저는 그녀를 꼭 껴안아 주었죠.

옛말에 용기있는 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저는 그때 실감했습니다. 그 날 이후 지금까지 저희는 연애도 열심히, 공부도 열심히 하는 모범 캠퍼스 커플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김영주 (정산대 컴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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