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성의 하늘을 열자’
지난 3일 개천절을 맞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새하늘 새땅을 여는 대한민국여성축제’가 열렸다. 한국여성단체 연합, 21세기 여성포럼 등 각종 여성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양성평등’과 ‘평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특히 ‘모이자, 놀자, 바꾸자’를 슬로건으로 내걸어 여성헌장선언, 살풀이 춤, 축하공연 등 쉽고 재미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마련됐다. 이날 시청 광장에는 주최측에서 기획한 대로 분홍색 옷을 입고, 고무장갑을 낀 여성들로 활기를 띠었다. 현장에서 만난 4명의 여성의 얘기를 들어본다.

 

박명희 씨 - “무엇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해요”

시청광장의 한쪽에 마련된 알뜰 시장에서 도서를 판매하고 있던 박명희 씨(20). 주변 사람들의 추천으로 행사에 참가하게 된 그는 여성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일인데, 아침 일찍 물건을 사러 가게에 가면 첫 손님부터 여자면 재수가 없다면서 소금을 뿌려대는 사람들이 있어요. 택시도 승차거부를 하는 경우도 있구요. 남녀평등을 외치는 사람들도 많아졌지만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은 것 같아요”
그는 머리에 비녀를 꽂은 채 생활 한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던 가수가 갑자기 머리를 풀어 헤치고 생활 한복을 벗어 던지면서, 순종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탈피한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하자 환호하기도 했다.

 

이상애 씨 - “호주제 폐지에 관한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어요”

이날 행사장 한켠에서 ‘여성의 입장을 가장 잘 대변한 신문’에 관한 스티커 투표를 실시하고 있던 이상애 씨(30). 참된 언론을 위한 모임을 통해 이번 행사에 참가한 그는 호주제 폐지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호주제가 폐지되면 사회가 혼란스러워 질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1인 1호주제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생각해요.” 이날 호주제와 관련해 호주제폐지 ‘양성평등 1분 발언, 호주제 폐지’에 대한 국회의원별 성향 조사 결과 발표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김주숙 씨 - “여성의 사회생활 위해 육아휴직제가 꼭 필요해요”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인 행사 현장에서 김주숙 씨(60)는 몇 안되는 60대 중의 한명이다. 그는 평소에도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호주제 폐지 말고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여성문제들은 많이 있어요. 특히 육아휴직제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사회를 위해서도 여성의 노동력을 집안에서 썩히게 해서는 안돼요. 그러기 위해서는 생후 1년미만 영아를 키우는 근로자가 최장 1년간 휴직할 수 있는육아휴직제의 현실화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녀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고 하는 그의 모습에서 직장여성들의 현주소를 찾을 수 있었다.

 

 

한미선 양 - “남녀평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이날 행사에는 어린아이들도 볼 수 있었는데, ‘어깨동무 신나는 집’에서 온 한미선 양(10)은 “아빠가 엄마에게 폭력을 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그 모습을 보고 여자가 힘이 없다는 것을 느꼈죠. 여자도 남자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자리에 왔어요. 앞으로 남녀평등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이 될거에요”라며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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