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소통’부터 시작하라”

학과학생회 강화는 ‘학생회운동과 학생운동은 함께 발전해야한다’는 입장에서 내세우는 학생운동개혁의 가장 기본적인 대안이다. 이에 학과학생회장들이 학과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지적하는 ‘동악 학생사회의 발전조건’에 대해 살펴본다. - 편집자


“생기없는 학과학생회가 답답해 학생회장이 되기로 결심했지만,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여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는 않더군요.”
올해 경영대의 한 학과학생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 군. 학과학생회장이 된지 약 7개월이 지난 그는 학과학생회 운영이 ‘하면 할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공짜 술자리’까지 마련하는 등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홍보도 해보았지만, 여전히 몇몇 사람들만 모이는 ‘반쪽 학생회’를 벗어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학과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 학과학생회장들의 상황 또한 최 군과 비슷하다. 특히 정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과대, 공과대, 문과대 등에서 학과학생회 약화 현상은 두드러진다. 한 학생회장은 “전체 학과학생 중 3분의 1, 심지어 절반도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회장들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일반학생-학과학생회-단대학생회-총학생회’로 이어지는 의사소통체계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조차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과학생회장들은 소위 ‘학생운동’에 대한 생각은 많지 않더라도,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학생사회의 ‘동력’을 이끌어내는 일과 밀접히 연결되어있어 의미를 지닌다.
먼저 대다수 학생회장들은 ‘구성원들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 나가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외과 학생회가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을 초대해 학과생들과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주선하고, 공대 학생회들이 매년 진행하는 학과전시회 준비에 큰 비중을 두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즉 전공영역과 같은 ‘소통의 토대’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총학생회 등 상위기구가 학과학생회 운영에 대한 지원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한 학생회장은 “총학생회와 단대학생회가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학과학생회와 관련없는 개별단체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며 “학과학생회에서 활용할만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과학생회장들은 소통방식에 대한 문제의식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대의 한 학생회장은 “이제까지 진보적인, 혹은 전향적인 의견만을 ‘정답’처럼 여겨온 습관을 고치고,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주면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토론하고 싶어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일반 학생들이 그동안 상위 학생회에 느꼈던 괴리감을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학생운동은 학생들이 서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흐름을 발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문과대의 한 학생회장의 지적에서도 새로운 ‘소통방식’을 원하는 학과학생회장들의 생각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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