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 도시 외형 이색, 대중교통 부재는 NG

전철, 좌석 버스, 빌려 탄 자가용, 시내 버스…. 산골 오지 마을을 찾아가기 위해서나 거칠 법한 긴 여정을 겪고 나서야 도착한 출판문화도시 북시티. 쉽게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그 곳은 아직 너무나 ‘멀었다’.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로 가득한 도시를 상상하며 찾아간 북시티에서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공사 현장의 희뿌연 먼지와 광활한 벌판이다. 많은 인부들이 비지땀을 흘리는 공사 현장 뒤로 이미 완공된 출판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책꽂이 모양의 건물들이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샛강과 그 주변에 무성히 자란 갈대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뤘다.
또한 건축물 주변에 질서 정연하게 심어져 있는 꽃과 나무,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파라솔은 누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공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최대한 건물의 용도와 땅의 조건에 맞춰 건물을 설계했다고 들었어요. 페인트 한방울 사용하지 않고도 이러한 미학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무척 놀라워요.”
도시 곳곳에서 특이한 구조와 양식으로 완공된 건축물들을 감상하기 위해 방문한 건축학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코스모스 길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2003 파주 어린이책 한마당’을 찾은 아이와 부모들의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도 청소년이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출판관련 행사를 지속적으로 열 생각이에요.”
분주한 안내 도우미들의 모습에서 문화도시로 자리 매김 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행사장 옆에는 건물 외벽을 인위적으로 녹슬게 만든 고풍적 느낌의 메인 센터 아시아 출판문화 정보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곳은 방문객을 위한 안내지도, 홍보책자 등을 제공했다.

정문 부근에 위치한 출판사 ‘한길사’를 방문했을 때에는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민족의 큰 사상가 함석헌 선생의 사진전’이 눈길을 끌었다. 출판사가 책을 만들어 내는 단순한 업무공간에서 나아가 일반 시민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북시티 전체의 모습을 모형화한 미니어처와 설명을 볼 수 있는 인포룸을 지나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정문으로 향했다. 대중교통의 부재로 인해 버스들은 이미 대부분 만원이었다.

북시티의 건설 취지와 내용적 측면이 아무리 좋아도 복잡한 ‘과정’ 때문에 자칫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차 놓치면 여기 계신 분들 오늘 안으로 집에 들어가시기 힘들 겁니다”라는 운전기사의 농담섞인 말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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