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문화 관련 시민단체 ‘정보트러스트운동’ 전개 … 저작권 문제 과제로 남아

오늘날의 인터넷상 정보는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 만들어진 소규모 사이트들의 정보를 찾아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 때 정보들은 보존가치 여하에 상관없이 사이트 폐쇄나 서버처분과 동시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영 당시 이슈를 생산하는 토론장으로 각광을 받던 문화웹진 ‘스폰지’‘뉴스보이’의 경우 경제적 문제로 폐쇄돼 요즘에는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 시대 문화의 산 증인이라 볼 수 있는 그들 사이트의 토론 게시판, 웹진의 정보가 사라지는 것은 사회·문화적으로도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사이버문화연구소, 진보네트워크, 문화연대 등 6개 단체가 모여 시작한 ‘정보트러스트운동’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시민운동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내딛은 이 운동은 복원·보전의 가치가 있는 디지털 정보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공공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는 추진 단계로 지속적인 캠페인이나 발기인 모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디어 다음’과 공동주최로 ‘잃어버린 디지털 정보를 모읍시다’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희사이버대학 민경배(사이버NGO학) 교수는 “일부 소규모 사이트가 자금부족으로 폐쇄돼 가치 있는 정보가 일시적 정보에 그치는 것이 안타까워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부터는 독립단체로 출범해 본격적인 세부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복원대상 정보를 심의해 자발적인 기부운동을 통한 공익화가 주된 활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보트러스트운동 추진위원회 조양호 실무위원장은 “운동의 자리매김을 통해 현재 일부사이트에서 유료로 제공되는 학술정보나 연구논문 등도 무료로 사회에 기부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추진을 앞두고 몇 가지 과제를 지적할 수 있다. 먼저 정보 공유와 관련한 문제인 만큼 ‘저작권’을 심도 깊게 고려해야 한다. 온라인상의 저작권 문제는 오프라인상의 저작권 문제와 결부돼 사회내에서 늘 뜨거운 감자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추진단체는 저작권 관련 부서를 따로 설치해 대안을 논의 중에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법적 규약이 설정돼 있지 않은 실정인 만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온라인 정보의 새로운 저작권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체계적인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반 시민들은 정보트러스트 운동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다. 때문에 수기공모나 자료기부활동 등을 통해 네티즌들의 참여와 관심을 유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의 가치정도에 상관없이 규모에 따라 보전 여하가 결정되는 것은 정보화 시대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렇기에 정보트러스트 운동은 그 취지 면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에서 지적한 과제들을 고려해, 인터넷이 양질의 정보를 일반 사람들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 ‘전자공공도서관’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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