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몸 나이만 집중 건강 계량화 우려”

몸’은 단순한 외양이 아닌 자아의 연장으로 읽히는 시대이다. 헬스와 스파, 에스테틱과 네일샵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몸에 대한 투자는 곧 자신에 대한 투자로 여겨지고 있다. KBS 2TV에서는 이러한 몸에 대한 관심을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한 쇼로 가공하여 일요일 밤 10시에 ‘비타민’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중이다. ‘비타민’은 ‘국민의 삶의 증진에 기여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다. 본 취지에 어울리는지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이 프로그램은 ‘스타스타 건강학’이라는 코너로 시작한다. 프로그램에서 23∼25분 가량을 차지하는 이 코너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당신의 ○○나이는?’이다. 전문의가 신체 부위의 나이를 진단하고 나이를 표시하는 숫자가 슬롯머신처럼 위아래로 돌기 시작하면 패널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이효리는 ‘허리 나이’가 17세라는 진단을 받았고 다른 방영분에서 DJ DOC 정재윤은 ‘위 나이’가 43세라는 진단을 받았다. 17세의 젊은 ‘허리 나이’는 46세의 늙은 ‘위 나이’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이 나이는 실제로 17세 여고생이 46세의 중년남보다 건강하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이 치수는 자신의 건강을 어떤 기준 항목을 두고 측정해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건강 자체를 계량화하여,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곧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줄 여지가 존재한다.
또한 2003년 국민건강 캠페인이라는 기치를 걸고 시작한 ‘뱃살을 줄여라’ 코너에서는 리포터 이창명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뚱뚱한 사람을 붙잡아 허리 사이즈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허리가 36이나 38인 사람들은 심하게 면박을 주고 그 자리에서 살을 뺄 것을 가족에게 다짐시키기도 한다. 살을 빼지 않으면 걸릴 수 있는 질병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은 가히 위협적이다. ‘장수의 밥상’은 각 나라의 장수노인이 추천하는 음식들을 소개하는 코너이다.

그러나 장수는 여러 이유가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단 한 가지 음식으로 장수의 근거를 삼는 것은 결국 그때그때 유행하는 건강식품을 만들어낼 뿐, 올바른 분석에는 다른 각도에서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황금의 10분: 정신 건강 시리즈’는 ‘수줍음도 병이다(11회)’ ‘현대사회 신종질병! 쇼핑중독!(12회)’등 구색 맞추기 정신 질환 소개 코너이다.
‘비타민’은 전문의가 제시하는 올바른 건강 상식을 전해준다는 점, 시의성있는 소재를 선택하여 건강한 삶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비타민’은 건강한 몸보다 젊은 몸에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비타민’은 건강을 몸의 젊은 ‘나이’로 수치화하는 것에 열중한다. ‘스타스타 건강학’ 외의 코너들은 매 회 앞뒤로 순서가 바뀌고 불규칙하다.

진정한 국민의 삶의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면서 스타의 몸, 그리고 나이 측정하기에 치중한다. 원 포맷에 있어서도 SBS ‘맨투맨’의 출연자 건강나이 재기와 다를 바가 없다.
귀중한 일요일 밤 10시에 전파를 타는 ‘비타민’이 타 프로와 반복되는, 연예인들의 내장까지 들여다보는 식의 선정적인 건강나이 측정을 지양하고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건강을 생각하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이 가 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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