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부 졸업전시회 열려 … 작품해설 부재 아쉬워

초등학생 시절 방학이 끝나면 열리는 방학과제물 전시회에 자신의 수수깡 배 하나가 전시될 때의 떨림과 뿌듯함을 누구나 한번쯤 느껴보았을 것이다. 본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졸업생들에게도 지난 4년여간 쌓아온 자신의 기량을 떨리는 마음으로 선보이는 ‘작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지난 3일부터 6일간 문화관 갤러리 동국과 각 과 실습실에서 열린 ‘2003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졸업작품전’에는 한국화·서양화·조소·불교미술전공 총 53명 졸업생들이 작품을 출품했다. 출품된 작품들은 각 전공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작가만의 독특한 개성을 내뿜는다. 

한국화 작품은 주로 전통 수묵과 채색 등의 기법을 사용했다. 독특한 기법과 함께 주제면에서도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크기의 연꽃을 겹쳐서 그린 작품인 ‘親’에 대해 작가인 허윤경(한국화4)양은 “친숙한 것만 보는 사람들의 시각 뒤에 가려진 이면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또한 서양화 부문에서는 회화 작품부터 초 그을음을 사용해 그린 ‘View’(손수진작), 지하철의 사람들을 몰래 스케치해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놓은 ‘지하철에서 김산영 보셨어요?’(김산영작) 등 평소 자신이 관심있는 주제를 발전시킨 기발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조소전공 작품 중에는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까지 담아내고자 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백광호(조소4) 군은 자신의 작품 ‘untitled’와 관련해 “의자라는 소재에서 의자의 본 기능인 ‘앉는 기능’을 잃게 함으로써, 자신의 의미를 망각한 우리의 사회상을 비판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불교미술 전시실에서도 고려불화와 조선불화를 모사한 것에서부터 작가가 창작한 작품까지, 절에 실제로 봉안해도 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수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작품명 옆에 해설이 없어 미술작품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작품에 담긴 작가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점과 갤러리 내 상근 큐레이터가 없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또한 앞으로는 이와같은 학내 전시회를 보다 열린 공간에서 진행해 더 많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