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수업에 영향 받아 전공도 바꿔

대학 강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강의 시간의 내용을 바탕으로 더 많은 것들을 알고자 하는 욕구를 자극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두 가지를 충족시켜준 교수님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학기 그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교수님을 만났다.

김미숙 교수님의 강의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성실성이다. 먼저 시간 약속을 너무도 잘 지키셨다. 지독하다 싶으실 정도로 75분을 다 채웠고 쪽지 시험 비슷한 것으로 항상 출석을 대신하셨다. 결강·휴강도 절대 안 하셨다.
그리고 교수님은 수업 시간 뿐 아니라 수업 이후의 시간까지도 학생들을 책임지셨다. 혹시나 하고 몇 가지 질문을 적은 메일을 보냈는데 자세한 답변뿐만 아니라 다음 시간에 관련 책까지 빌려주셨다.

셋째, 질문에 개방적이었다. 아무리 사소한 질문이나 건의 사항이라도 절대 흘려 듣지 않으셨다. 그 만큼 학생들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하셨다.
넷째, 자료 배포에 최선을 다하셨다. 매 시간 스스로 편집하고 작성한 자료들을 복사해 주셨다.

다섯째, 토론을 유도하셨다. 김 교수님은 출석 대용으로 활용했던 쪽지에 간단한 시험이나 질문을 적도록 했고 다음 시간이면 어김없이 그 많은 질문 내용들을 점검하고 오셔서 작성자 들에게 수업 이외의 남는 시간에 일일이 코멘트를 해 주셨고 중요한 것들은 수업 시간에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셨다. 그 많은 인원 속에서도 어느 정도의 토론식 수업이 가능함을 그때 알았고 그것은 아마 교수님의 성실성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시험지와 리포트를 모두 첨삭해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심지어 맞춤법까지 교정을 봐 주셨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부터 갈등해 왔던 토목환경공학과에서 인도철학과로의 전과를 과감하게 결정하게 되었다. 이 정도 성실한 교수님이 계시는 학과라면 가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매너리즘에 빠진 우리 교육환경에서 용기있게 위의 사항들을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김 교수님의 강의가 더 빛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유진 (불교대 인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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