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측 노력불구 학생 무관심 ‘여전’

“안녕하십니까. 이번 학생회 선거 후보로 나온……”
이른 아침부터 학생회 선거 입후보자들은 목청을 높이며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루 중 그러한 그들과의 만남은 교문에서뿐만 아니라 강의실, 도서관에서도 계속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악의 ‘정치축제’기간이 다가온 것이다.

지난 3일부터 학생회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올해 단선으로 치러지게 될 총학생회 선거 입후보자들은 ‘자주의 새날 일만 이천의 어깨동무’를 모토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선거 운동단 내 ‘문예기동대’를 구성해 노래와 율동으로 후보자를 알리고 있으며, 후보자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미니콘서트’를 열어 학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오는 13일에는 좀 더 큰 규모로 학교 전체를 돌며 전 학생회 후보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각 단과대 후보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평화의 리본 달기’는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후보들이 직접 노란 띠를 가지고 다니며 학생들에게 학생회에 바라는 점을 쓰게 해 학생들과 보다 많이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아진 띠는 선거운동이 끝나는 오는 15일 팔정도 주변 나무에 걸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선거대책본부 위원회 오선임(국교4) 정책국장은 “학생들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한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후보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표정은 남의 일 보듯 무관심하기만 하다. “내가 안 해도 다른 사람들이 잘 참여할텐데요”하며 무심히 지나쳐 가는 학생들의 모습은 또 하나의 축제로 시끌벅쩍해야 할 선거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타 대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에 몇몇 학교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보다 새롭고 적극적인 시도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화여대의 경우 지난해부터 학교 정문에 전체 단과대의 투표소를 설치하고 투표 홍보 도우미를 마련해 지나가는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4년만에 투표연장기간 없이 후보가 당선됐다.

또한 숙명여대는 4일부터 3일간 실시된 선거에서 전국대학 중 처음 전자투표 방식을 도입해 3년간 지속돼 오던 재투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숙명여대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윤유선 위원장은 “전자투표는 일반 투표와 달리 개인 아이디와 학번을 컴퓨터에 직접 입력해 중복투표 등 부정선거 가능성이 없으며 학내·외 어디에서나 투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회 후보자들의 등록 부족 역시 선거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다. 총대의원회는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후보 등록기간이 연기됐으며 졸업준비위원회는 후보 등록자는 있었으나 정해진 시간에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은 관계로 등록하지 못해 후보 등록기간을 연장하는 해프닝까지 연출했다.
또한 단과대의 경우 총 4개 단과대만이 후보로 출마해 후보 등록기간이 5일간 연기 됐으며 각 단과대의 출마한 후보들 역시 최근 저조한 투표율을 해결할만한 선거 운동을 계획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회 선거가 또 하나의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학생회 측의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학생들의 ‘무조건적인’ 무관심도 이제는 버려야 할 때다. 학생회 주체들의 노력이 있어도 학생들의 ‘등돌리기’가 계속된다면 이는 ‘고요속의 외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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