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자정이 다된 시간이었다. 서둘러 중앙도서관을 나가는데 중도 앞에 대여섯의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 ‘뭐지?’하며 지나치려는데 문득 누군가 나를 불러 세웠다. 이번에 총학생회장에 출마하는 후보라며 투표를 부탁하고 악수를 청해왔다. 그 후보는 자신에게 한 표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를 부탁하고 있었다.

올해도 총학생회 선거가 돌아왔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선거에는 무관심한 듯 보인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총학생회의 활동이 개인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판단하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총련의 대외적인 활동 때문에 학내 문제, 예를 들어 공간이전 문제나 유명 언론들의 대학평가에 소극적인 대처 등 학생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활동들도 문제다. 뿐만 아니라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저마다 학점관리에 힘쓰느라 학생회 활동들과 선거에 신경을 못쓰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 선거는 우리 대표자를 선발하는 중요한 과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표자 없이는 작게는 학내 축제를 포함해 크게는 등록금 책정협의와 같이 재학생에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워진다. 총학생회는 겉으로 많은 표시가 나지는 않지만 학내외 문제해결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선을 위해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표를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투표 자체를 호소하는 것은 유권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처럼 총학생회가 무산되지 않기를 바란다.

정치섭 (사과대 행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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