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절실한 자기 정황 엿볼 수 있어

“여느 해보다 응모편수가 많습니다”라는 말이 얹혀 건네 받은 작품들은 그 많은 편수만큼이나 개성도 다양했고 수준들도 서로 달랐다. 모든 작품들을 몇 차례 꼼꼼히 읽었다. 그 결과 선택하는 사람 손에 끝까지 남은 작품들은 세 사람의 것. 우선 작품 ‘祭’외 2편은 글쓰기의 상당한 훈련은 미더웠으나 작품의 수준이 고르지 않았다.

다만 ‘祭’의 경우만 높은 완성도 탓에 선외로 밀어내는데 꽤나 망설여야 했다. 가작으로 가린 ‘흰나비가 날아오는 날이면’은 수돗가에서 빨래를 하며 흰나비를 매개로 돌아간 할머니를 떠올린다는 내용이 다소 범속하게 보였지만 말에 대한 감각이나 글의 짜임새 등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좋았다. 앞으로의 힘찬 분발을 당부하고 싶다.

당선작 ‘창작수업이 끝난 강의실에 않아’는 무엇보다도 쓴 사람 자신의 정황이 절실하게 묻어나 있어 좋았다. 강의실 밖 은행나무를 매개로 웅숭 깊은 자기내성을 보이는 점도 믿음직했고 말의 운용도 나무랄 대목이 별로 없었다. 앞으로의 진일보와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도 좋을 터이다.

홍신선(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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