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악에 또다시 선거기간이 다가왔다. 올해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학생회 임원들의 사퇴서가 학내 곳곳에 보인다. 이들의 사퇴는 크게 직접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사퇴와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사퇴로 두 가지다. 이 중 선거출마를 위한 사퇴는 부득이하다고 할 수 있지만,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한 사퇴까지 ‘당연한 것’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대표적으로 총학생회는 학원자주화투쟁위원장이 총학생회 출마자 선거운동본부 정책국장을 맡으면서 사퇴했으며 연사국장역시 사퇴했다. 회장, 부회장을 제외하면 8명에 불과한 총학생회 집행부의 4분의 1이 사퇴한 것이다. 몇몇 단과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음해 학생회 ‘건설’이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학생회는 선거 때가 다가오기 시작하면 임기가 끝나간다는 생각에 활동에 열중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임기의 6분의 1이나 되는 기간이다. 그동안 학생회는 학원자주화 사업의 경우 연 초에만 중심적으로 활동을 펼친다는 비판을 받지 않았던가. 어쩌면 연 말에는 특별한 활동이 없다고 바라보는 인식자체가 안이한 것인지도 모른다. 즉 이들의 사퇴로 이후 학생회 사업이 더욱 소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학생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매년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이같은 학생회 간부 사퇴의 근본 원인은 ‘사람 부족’이다. 선거운동을 도울 인원이 충분하다면 탈퇴한 집행부들 역시 자신의 임기를 중간에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학생회 집행부 임기는 선거 끝날 때까지가 아닌 12월 31일 까지이며 그 때까지 학생들이 생각하는 ‘우리’ 학생회는 2003학년도 학생회이다. 선거 성사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맡은 직분을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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