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대한민국의 말과 글은 힘센 미국말에 밀려 죽어가고 있다. 방송과 신문에서, 책과 거리에서 미국말에 밀려 흔들리니 국민정신 또한 흔들리고 나라까지 혼란스럽다.
온 국민이 외국말 쓰기를 줄이고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 힘쓰지 않아 우리말은 말할 것 없고 나라와 겨레의 앞날까지 어둡게 되었는데 정부와 지배층은 오히려 미국말 숭배를 부채질하고 우리말글 쓰기를 방해하니 걱정스럽다.


국어독립을 꿈꾸다

우리는 지난 수천년 동안 우리말은 있으나 우리 글자가 없어 중국의 글자, 한자를 빌려 쓰다 보니 말과 글이 다른, 절름발이 말글살이를 했고 우리 국어는 독립하지 못했다. 그래서 5천 년이란 긴 역사를 가지고도 우리말로 된 빼어난 문학작품 하나 없고 자주문화가 빈약했다.
557년 전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이 우리 글자 한글을 만들고, 100여 년 전 주시경 선생님이 갈고 닦아 놓은 것을 지난 50년 동안 정부와 국민이 즐겨 쓰고 빛내어 온 국민이 글을 쓰고 읽을 수 있게 됐다.

공문서와 교과서를 우리말글로만 쓰기 시작해서 신문과 소설, 박사 학위 논문도 우리 말글로만 쓰고 있다. 
이제 일본식 한자혼용만 하지 않고 우리말 다듬기에 힘쓰면 좋은 문학작품도 나오고 나라 말글이 하나된 국어독립 꿈을 이룰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외래어의 점령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회사 이름과 상품이름은 말할 것 없고 사람이름까지 미국 말글로 짓고 있다. 일제의 강제 창씨개명을 탓하면서 스스로 미제 창씨개명에 열심이다. 젖먹이 애까지 우리말 배우기보다 미국말 공부에 더 열심이니 우리 학술 연구, 학문 발전은 뒷전이다.

외국말도 배워야 하지만 제나라 말은 헌신짝 보듯 하고 남의 말글 배우기에 지나치니 큰 문제인데도 나라를 이끄는 정치인, 학자, 언론인, 기업인들은 아무 걱정이 없다. 오히려 미국말 조기교육 정책을 시행하더니 미국말을 우리 공용어로 하자고 하고 있다. 
그래서 외세 침략이 있을 때마다 백성들이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켰듯이 일반 국민이  우리말을 지키고 살리자고 나섰으나 따르고 함께 하는 이가 많지 않다.

게다가 중국 한자 숭배자들까지 덩달아 나서서 한자교육진흥법을 만들고 한자조기교육과 일본식 한자혼용 시대로 되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니 답답하고 심난하다.   
영국도 우리의 한문과 같은 라틴어로부터 영어가 독립하면서 셰익스피어 같은 작가가 나오고, 마찬가지로 독일은 괴테, 이탈리아는 단테가 나왔으며 그 나라의 국어 발전과 국어 독립이 튼튼하고 경쟁력 있는 나라를 세우는 기초가 되었단다.


한글에 날개 달기

우리도 한글을 살려 쓰면서 수 천년 간 빌려 쓴 한문으로부터 독립하고 자주문화를 꽃피우고 힘센 나라를 만들 필요가 있다.
한글이 국민을 똑똑하게 만들었고 그 바탕으로 세계가 놀랄 정도로 경제성장과 민주국가를 빨리 이룰 수 있었다. 우리말 속에 끼어 든 외국 말글과 외국말투를 솎아 내고 깨끗하고 바른 말글살이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세계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이 있다는 건 복 받은 일이고 자랑이다.

컴퓨터 전자통신시대에 우리말과 한글이 더욱 빛나고 있다. 외국인을 상대하거나 어쩔 수 없는 때가 아니면 외국말을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한다. 한글로 국어 독립을 이루어 후손에게 물려주는 일은 우리가 이루어야 할 시대 사명이고 꿈이며 한글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대 로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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