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한 메시지 전달력 돋보여

올해 동대문학상의 희곡·시나리오 분야는 응모 편수가 적었다. 우리 연극과 영화에서 가장 큰 문제로 늘 거론되는 것이 창작희곡과 시나리오의 부재라는 사실과 그 장르들이 문화콘텐츠의 기초가 된다는 점, 그렇기 때문에 희곡과 시나리오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웠다.
응모된 작품 가운데 ‘병원 가는 날’은 역설적 언어로 인물의 내면을 잘 그려내고 있으나 서사의 개연성을 갖추지 못했고, ‘눈 속에 봄을 묻다’는 따뜻한 인물들을 통해 삭막하고 건조한 세계에 온기를 주는 작품이지만 주인공의 고난이 작위적이며, 극적 갈등이 미흡하다는 점이 흠이다. 당선작인 ‘첫 눈 오는 길목’은 영상에 비해 대사가 안이한 작품이지만 아이의 순수한 내면과 욕망으로 가득 찬 세상을 시각적 비유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주제를 직접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지녔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공모에 참가한 작품들 모두 부족한 점이 많으므로 더욱 노력하여 좋은 작품을 쓰기 바란다.
이종대(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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